벤츠,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사고 원인 규명 위해 노력하겠다"
2024-08-13
지난 14일 충남 아산과 경기 용인에서 구형 아이오닉·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오전 2시쯤 충남 아산시 모종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중이던 벤츠 EQC400 4MATIC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이 도착했을 당시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아래쪽에서 스파크가 튀고 연기가 나고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이 새벽시간에 긴급 대피해야 했고 주차했던 차량을 이동하는 등 소동이 있었다.
또 이날 오전 7시 40분경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의 한 전원주택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아이오닉 일렉트릭 차량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해당 차량과 카니발 2대가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차량 안에 사람은 없었고 해당 주택에 거주하던 4명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에 대해 한 전기차 소유주는 "국산 배터리라 안심했는데 이번 화재로 국내산이라고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느껴서 내연기관 차량으로 교체도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앞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 2021년 2월 국토부로부터 배터리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이라는 판정을 받아 리콜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해당 모델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두 화재 차량에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원인이 배터리로 국한되지는 않기 때문에 조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불량률이 문제일 수도"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조립이나 설계의 문제 보다는 배터리의 통상적인 불량률이 화재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은)자동차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패킹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라며, "전기차는 배터리 파우치가 400개정도 들어가는 만큼 통상적인 불량률 대비 내연기관보다 400배 높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크게 LFP(리튬·인산·철)과 NCM(니켈·코발트·망간) 제품으로 나뉜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라고 해서 불이 안나는 것은 아니지만, NCM 보다는 화재 안전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NCM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높아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 하나의 셀에서 문제가 생기면 배터리팩에서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기차 화재 원인, 배터리 문제로 단정할 수는 없어...
그러나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 반드시 배터리라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전기차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내부 단락(쇼트), ▲충전 시스템 결함,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팩 손상 등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에는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서, 당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많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기술적 우위에 있는 국내 배터리 제품에 대해 '안정성이 높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중국산이 아닌 국산 배터리가 이번 화재 차량에 탑재됐다는 것은 품질이 아니라 불량률로 인해 발생한 화재일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번 전기차 화재에서 벤츠 차량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면 품질 문제가 당연히 불거졌을 수 있었다"라며,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 제품으로 밝혀지면서 생산 물량에 따른 불량률 정도가 화재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공학적 측면에서 (배터리 셀·파우치)불량률을 줄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도 화재 발생률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BMS(배터리관리시스템)나 차량 화재 확산 방지 시스템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화재를 진압하고 후속조치를 빠르게 취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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