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부품·물류·철강·금융 부문 RE100 가속화
2024-10-21
15일 단행된 올해 현대차그룹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를 보여준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완성차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됐고, 호세 무뇨스 사장은 그룹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됐다.
또 한국계 미국인 성 김 고문의 그룹 싱크탱크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더욱 불확실해진 글로벌 정세에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정의선 호' 첫 부회장·외국인 CEO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말 윤여철 전 부회장이 퇴임한 이후 오너 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하고 별도로 부회장을 두지 않았다. 2020년 10월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부회장이 아닌 사장단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었다.
장 신임 부회장은 정의선 호 첫 부회장이다. 2020년 사장 취임 후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 전동화 전환 트렌드 속에서 현대차의 최대 실적을 이끈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장 부회장은 정 회장에 이어 수소위원회 의장에 오르는 등 수소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인도 IPO 성공 등 현대차 중장기 경쟁력 강화의 토대를 구축했다. 향후 그룹의 완성차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동시에 로봇과 자율주행, 수소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무뇨스 사장은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 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딜러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 활동으로 북지미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했다. 현대차 미국법인 매출은 2018년 15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41조원으로 상승했다.
성과·능력주의 인사
현대차그룹의 성과·능력주의는 계열사 인사에서도 나타났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임기가 내년 3월 29일까지였지만, 이번에 유임되면서 임기가 다시 늘었다. 기아는 부가가치 높은 제품 구성으로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8개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올릴 정도로 '돈 벌 줄 아는 회사'가 됐다.
기아 재경본부장으로 살림을 담당하던 주우정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해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맡는다. 기아 전동화생기센터장이었던 오준동 상무는 부사장 승진과 함께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로 옮긴다. 주우정 사장 후임으로는 김승준 기아 경영관리실장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재경본부장과 경영관리실장을 겸직한다.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인 최준영 부사장과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부사장은 우수한 사업 실적과 조직 체질 개선 등의 공로로 각각 사장으로 승진한다.
'트럼프 시대' 리스크 대응 강화
현대차그룹은 고문역이던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를 대외협력·정세분석·PR 등을 관할하는 그룹 싱크탱크 사장으로 임명했다. 198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국계 미국인 성 김 사장은 미국 외교 관료 출신 국제 정세 전문가다.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까지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아왔다.
성 김 사장은 앞으로 기존 글로벌 전략 및 해외 대관 관련 조직을 이끌던 김일범 글로벌정책실 실장(부사장), 김흥수 글로벌전략실 본부장(부사장), 이영호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 등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사업과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전략 수립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 김 사장은 올해 현대차 고문으로 합류 이후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통상·정책 대응 전략과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왔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현대차의 대(對) 미국 전략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영입은 그룹 싱크탱크 역량 제고 및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 김 사장은 글로벌 대외협력, 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및 연구, 홍보·PR 등을 총괄하면서 그룹 인텔리전스 기능 간 시너지 제고 및 글로벌 프로토콜 고도화에 기반한 대외 네트워킹 역량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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