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회동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지만 시원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조치'와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건의했다.
한 대표가 건의한 3대 조치는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김 여사와 가까운 것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참모들의 인적 쇄신을 말한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으로, 박근혜 정부 이후 임명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최근 민심과 여론이 악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면서 의정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도 건의했다고 전했다.
박 실장은 한 대표가 "우리 정부의 개혁정책,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다만, 개혁의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박 실장은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과 관련한 질문에는 "내가 배석하지 않았고, 대표 구술을 받은 것이라 답변할 수 없다"며 "대통령 말씀을 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식사가 생략된 차담 형식으로 81분 동안 진행된 이날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에서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대표가 건의한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 요구 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아 '한 대표 요구가 사실상 거부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하실 말씀을 다 했다. 한 대표가 원했던 답을 못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으로서는 성의 있고 진지하고 차분하게 하실 말씀을 하셨다"며 "빈손 회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면담과 관련해 "아무 성과 없이 끝난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만남에 쏠린 국민의 마지막 기대는 차갑게 외면당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의 면담은 김건희 여사 문제에서 단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불통의 면담"이라며 "윤 대통령은 주가조작에서 여론조작, 공천개입, 국정농단까지 무수한 의혹에도 오로지 김 여사만 지키려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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