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금감원에 시세조종 의혹 진정서 제출…MBK “최 회장에 실망 때문”

고려아연, 17일 금감원에 ‘주가 급락’ 조사 요구
MBK “시세조종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신종모 기자 2024-10-17 14:18:12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고 판단해 금융감독원에 조사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은 이날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하면서 13시 12분에 이날 최고가인 82만원에 올라섰다. 

앞서 전 거래일인 지난 11일에 고려아연이 MBK 공개매수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가격과 물량을 각각 89만원과 20%로 상향하면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MBK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찍고 두 시간 만에 이날 최저가인 77만9000원까지 폭락했다. 결국 이날 주가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했는데도 불구하고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00원(0.1%) 감소한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함께 진행한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주가 상승으로 완전한 실패로 돌아간 것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

고려아연은 “단시간 내 주가 급락, 특히 시장가 매도량이 급증함으로써 발생한 주가 급락에 대해 이날 금감원에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구했다”며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단기간 주가 급락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가진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동안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닌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MBK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110만주 이상, 5.34%의 의결권 추가 지분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만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MBK와 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입장”이라면서 “그러한 입장과 반대로 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외 자본이나 협력 업체들의 참여설 등을 지속해서 유포해 주가상승을 유도해 왔고 공시 전에 이사회 개최 소식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무리하게 자극한 것은 고려아연과 최 회장 측이었다”며 “주주들이 고려아연과 최 회장 측에 실망했기 때문에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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