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지분 5.34% 추가 확보…공개매수 분쟁서 승기 잡아

MBK·영풍, 고려아연 지분 38.47%로 늘어
“고려아연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 다할 것”
신종모 기자 2024-10-14 21:03:48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영풍은 이날까지 진행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지분 5.34%를 추가 확보했다. 

이로써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나게 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닌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MBK는 최근 2개년 동안의 고려아연 주주총회 참석률 등을 고려할 때 40%대 중반 의결권 지분을 갖고 있다. 주총 표 대결에서도 해 볼만 한 지분이다.

이날까지 동시에 공개매수가 진행된 영풍정밀은 목표 물량(43.43%)은 물론, 지분율 절반을 하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 경쟁률 등을 확인하고 이른 시일 내 이사회 장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 지분을 5% 이상 추가 확보하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보다 낮은 공개매수 가격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MBK·영풍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본시장의 지지 덕분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노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된 실질적인 첫 번째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MBK·영풍은 이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지배를 공고히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고려아연의 임직원 및 노동조합, 관계사 및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과도 진정성 있는 소통을 실행해 나갈 것이고,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드린 약속을 책임있는 최대주주로서 이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회사 재무구조에 피해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남은 주주들에도 이러한 손해가 전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면서 “고려아연이 명실상부한 비철금속제련 부문 글로벌 리더로서 대한민국 경제, 산업의 근간이자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끄는 기업,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고려아연은 “MBK·영풍이 제시한 목표치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며 주주님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MBK·영풍의 공개매수가인 83만원보다 7.2% 높은 금액이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이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과 베인캐피털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유지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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