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세일앤리스백', 실제 지원은 7.6% 그쳐

2019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신청기업 602개…실제 지원 46개 불과
권오철 기자 2024-09-30 17:57:30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일시적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자산을 임대조건부로 인수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세일앤리스백(Sales and Lease Back)'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지원받는 기업의 수가 적은 데다 처리 기간이 길다는 지적이다. 

30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세일앤리스백'을 신청한 기업 602개 중 실제 지원을 받은 곳은 신청기업의 7.6%인 46곳에 불과했다. 신청기업 중 약 30%인 183개는 회생 기업으로 '세일앤리스백' 지원이 절실했으나, 상당수 기업은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사진=캠코 홈페이지 캡처 

'세일앤리스백'은 중소기업이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자산을 매각한 뒤 임대 형태로 다시 사용하면서 재정적 여유를 확보하는 제도다. 기업은 매각 대금을 통해 금융 부채를 상환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할 기회를 제공받는다.

캠코의 연도별 '세일앤리스백' 지원 실적을 보면, 2019년 10개, 2020년 10개, 2021년 14개 기업이 지원받았던 반면, 2022년에는 6개, 2023년에는 4개, 올해 7월까지는 단 2개 기업만 지원받는 등 해마다 지원기업 수가 줄고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부터는 지원 건수가 전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신청 후 지원 승인까지의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세일앤리스백' 지원을 받은 기업 46곳 중 절반 이상이 승인까지 101일 이상 소요됐으며, 5개 기업은 151일 이상, 200일을 넘긴 기업도 9곳이나 됐다.

신청 보류, 회생 절차 지연, 매입 자산 문제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지연 사례를 고려하더라도,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제때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병덕 의원은 "목마른 사람에게는 제때 떠먹여 주는 한 바가지의 물이 곧 생명수"라며, "'세일앤리스백' 제도는 중소기업이 경영 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인 만큼, 지원 절차를 개선해 더 많은 기업이 적시에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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