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전삼노, 내홍 속 ‘제1노조’ 입지 흔들리나

전삼노 vs 동행노조 단일화 놓고 대립
삼성전자 집행부 3명 고소…전삼노 총체적 위기
신종모 기자 2024-09-23 10:46:23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지난달 5일 현업에 복귀한 이후 광복절 연휴 샌드위치 파업에 돌입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내 5개 노동조합이 일제히 사측에 교섭 요구를 신청했다. 지난 12일부터 대표교섭권과 관련한 이들 노조의 ‘자율적 단일화’를 중이다. 하지만 전삼노와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3노조)가 대립하고 있어 단일화가 늦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가 전삼노 집행부를 형사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삼노는 노조 간 갈등과 삼성전자의 집행부 형사 고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 12일부터 2주간 노동조합 간 자율적 단일화를 시작했으나 5노조에서 교섭 대표권 관련 전삼노의 입장을 문의한 것 외에 타 노조에서 연락이 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역시 아직 개별 교섭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전삼노는 라이브 방송에서 교섭요구 진행 프로세스를 설명하면서 오는 26일 사측에 과반수 노조임을 통지할 예정이다. 

만약 단일화가 극적으로 이뤄지면 다음 달 2일 이후 본격적으로 교섭이 진행된다.

전삼노 측은 “교섭 대표권 관련 입장을 문의한 5노조에 ‘대표 교섭은 전삼노에서 진행하겠다’고 명확히 입장을 전달했다”며 “남은 단일화 기간 동안 타 노조와 사측의 반응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삼노는 단일화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로부터 집행부 형사 고소까지 당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전삼노 위원장과 부위원장, 사무국장 등 3명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3명이 지난 7월 17일 화성사업장, 25일 온양사업장, 그리고 26일 천안사업장에 들어가 업무를 방해하는 등 총 4건의 범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피고소인인 전삼노 집행부에 대해 출석 요구를 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전삼노는 임금 교섭 결렬에 따라 지난 7월 8일 창사 이래 사상 첫 총파업에 나서면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며 “전삼노는 사측을 더욱 압박하기 위해 노조 세력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내홍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간 단일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져 재교섭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삼노가 끝내 단일화는 이루지 못하면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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