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키우는 전삼노, 삼성전자 '파업 장기화' 불가피
2024-08-07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14~18일 부분 파업에 나섰으나 사측에 타격을 주지 못한 가운데 타 노조와 연대해 전략적 교섭에 나서는 등 교섭권과 파업권 유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력이 다소 약해진 전삼노가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현재의 파업권을 잃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2노조인 구미네트워크노동조합과 만나 파업 관련 불안 요소를 제거한다”며 “안정적 투쟁을 위해 2노조에서 전략적 교섭을 요구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이를 통해 교섭권과 파업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가 교섭에 나선다면 전삼노가 현재의 파업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까지 교섭을 요구한 노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에서는 1노조인 전삼노를 비롯해 구미네트워크(2노조), 동행노동조합(3노조), 삼성 5개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의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 5노조) 등 4개 노조가 있다.
전삼노는 지난 5일 삼성전자 1노조인 사무직노동조합을 흡수하면서 1노조로 등극했다. 이는 조직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인 것이다. 동시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증진하는데 중점을 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 중에서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전삼노가 당분간 교섭권과 파업권을 유지하면서 사측과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삼노 vs 동행노조 ‘노노갈등’ 지속
전삼노는 3노조인 동행노조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전삼노는 동행노조를 제외한 나머지 노조와 협력하기로 했고 교섭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하지만 동행노조만 지금까지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동행노조가 직접 사측에 교섭을 요구한다면 전삼노는 파업권이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전삼노는 파업 중에 현장에 복귀하지 않을 시 불법 파업으로 간주된다.
이에 전삼노는 동행노조에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동행노조가 이를 수용할지가 미지수다.
동행노조는 지난달 26일 사내 직원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기대했던 대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전삼노를 비판했다.
동행노조는 “강성 노조의 힘은 앞으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실망만 안겨줄 것”이라며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 회사와 서로의 이익만을 위하는 노조 때문에 직원들만 서로 갈라지고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삼노는 당분간 노조 재정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파업보다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이후 전삼노는 정당한 교섭권과 파업권 가진 상태에서 사측과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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