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행노조, 전삼노 작심 비판…“강성 노조, 실망만 안겨줄 것”
2024-07-26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5일까지 현업에 복귀한다. 지난달 8일 총파업 이후 25일 만이다. 전삼노는 게릴라식 부분 파업을 통한 장기전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을 지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 1일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현시점부터 이날까지 현업에 복귀해 달라고 조합원들에게 요청했다.
전삼노는 앞서 “이제는 장기 플랜으로 전환할 때”라며 “앞으로 전개될 투쟁의 성공을 위해 지속 가능한 게릴라 파업과 준법 투쟁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삼노는 그동안 ‘무임금 무노동’ 원칙에 따라 파업에 참여하면서 대리급은 400만 원, 과장급은 500만 원의 임금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삼노는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사측을 지속 압박할 투쟁을 목적으로 현업 복귀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삼노는 당장 현업에 복귀해도 파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업무 중에도 게릴라 방식을 통해 투쟁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애초 전삼노는 게릴라식 파업, 디지털 기록매체 복원 대응 지침, 녹취·채증 투쟁 등의 내용을 담은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삼노의 무리한 파업 강행이 오히려 역효과 났다는 분석이다. 현재 조합원들의 파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현재 국내 체류하지 않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까지 찾아가는 무리수를 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업 복귀 후 파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화력이 약해진 전삼노는 정치권의 힘을 빌려보기 위해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일정 조율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해 다음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사측과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이날까지 대표교섭 노조 지위가 보장된다. 오는 6일부터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면 개별 교섭이 진행되거나 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
전삼노는 제1노조인 사무직노조와의 통합을 예고했다. 교섭권을 보장받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1노조와 흡수통합을 통해 5일부터는 전삼노가 1노조가 된다”며 “규모로 봐도 전삼노가 이제 1노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삼노가 가장 큰 노조이기 때문에 대표 교섭권을 잃는 게 아니”라면서 “새로 교섭권을 얻어야 하는 기간 중 잠시 파업권을 잃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전삼노와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전삼노와 사흘간의 ‘끝장교섭’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삼노 역시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적극적으로 대화해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전삼노와 사측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경기 기흥 한 사무실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걸쳐 협상을 벌였으나 찾지 못한 채 최종 결렬됐다.
노사는 협상 막판에 여가포인트 지급 등 복지 안건에서 절충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전삼노가 교섭 막판에 삼성전자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전삼노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교섭이 결렬됐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