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짜리 위스키'… 편의점, 초고가 추석선물 내놓는 이유는?

홍선혜 기자 2024-08-27 10:39:28
어느 순간부터 명절 시즌에 편의점에서 초고가의 화제성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목을 끌기 바쁘다. 백화점에서 볼 법한 명품부터 자동차, 심지어 이동식 주택까지 판매한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는 속내는 편의점에 대한 정형적인 이미지 탈피에 있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편의점에서는 명절시즌 초고가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며 그 가격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추석부터는 수 억 원에 육박하는 위스키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GS25는 편의점 업계에서 최고로 1억원 상당의 72년산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페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 를 판매한 바 있다. 올 해 추석에도 프리미엄 한정판 위스키를 선보였는데 가격은 더 비싸다.

GS25는 올 추석 최고가 스코틀랜드 하이엔드 위스키 2종을 선보였다. / 사진=GS리테일 


블랜디드 스카치위스키로 '윈저다이아몬드쥬빌리'(5억 원)와 '고든앤멕페일 제너레이션 글렌리벳 80년산'(2억 5000만원)이 한정 판매된다. 이 두 제품의 합산 가격을 무려 7억 5000만원이다. 다만 아직까지 판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CU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혼마 5스타 골프채를 선보였다. 가격은 남성 아이언 6030만 원, 여성 아이언 4690만 원이다. 뿐만 아니라 단층과 복층 이동주택 4종도 판매한다. 해당 상품은 거실, 주방, 욕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바닥 면적은 약 6평이다. 가격은 1820만 원부터 2500만 원이다. 실제로 이동 주택은 지난 2021년 명절에 총 4채가 팔린 바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명품 가방 '프라다'의 버킷백을 판매했는데 실제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확인 됐다. 

이렇듯 편의점에서 백화점에서만 볼 법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이유가 뭘까 실제 초고가 제품들은 판매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마케팅에 대해 퍼포먼스 적인 부분만 강조해 무리수를 둔다고 지적하지만 사실 편의점이 손해 볼 부분은 없다. 직접 구매해 재고를 채워 넣는 방식이 아닌 판매자가 나타날 시 주문을 넣어 판매하는 위탁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CU추석 선물세트. / 사진=BGF리테일 


예전과는 다르게 편의점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고가의 상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한다는 의미 자체를 색다르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즉 편의점이라는 채널에서도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 볼 수 있는 하이엔드 제품을 판매한다는 인식을 부여하고 좀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상품을 선보이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이는 편의점이 특화된 PB제품을 내놓거나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초콜릿을 앞 다퉈 판매하는 등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러한 퍼포먼스가 남는 건 없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가져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변화무쌍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편의점들이 앞으로 더욱 과열된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명절에 백화점 등에서만 구매 가능한 상품을 집 앞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고 편의까지 높이고자 고가의 선물세트를 출시하고 있다"며 "전국 각지 고객의 니즈가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가격대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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