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만 반도체 때렸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위기 고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일제히 하락TSMC·AMD·엔비디아 등도 영향
일각, 트럼프 ‘칩스법’ 개정 보조금 삭감 가능성 커
신종모 기자 2024-07-22 11:29:36
미국 대권에 재도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전당대회에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위기감이 돌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대만이 보험금을 내야 한다”고 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2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45분 기준 주식시장에서 8만3200원에 거래 중이다. 전 거래일보다 주가가 1.54%(1300원) 빠졌다. SK하이닉스 주가도 20만6000원으로 전 거래 대비 1.91%(4000원)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트럼프의 반도체 기업 발언이 기술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 TSMC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 등도 주가가 하락했다. 

트럼프는 대만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거의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는 대만을 직접적으로 겨냥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비슷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개발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기존 170억달러(약 23조 원)에서 440억달러로 확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달러(5조2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핵심인 HBM의 생산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오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에 투자 계획을 서두른 것은 미국 상무부의 보조금 지원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 약속을 믿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반도체 업체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