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 운임 고공행진…해운 ‘웃고’ 철강 ‘울고’

하반기에도 운임 상승세 전망…해운업계, 역대급 실적 기대
철강업계, 불황 속 해상운임까지 상승…실적 악화 불가피
신종모 기자 2024-06-28 11:43:14
글로벌 해상 운임이 지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는 파나마·수에즈운하 통행 차질로 해상 운임 상승이 지속되면서 수혜를 받고 있는 반면 철강업계는 해운운임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기준 3475.6으로 1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시기였다. 지난 2022년 8월 처음으로 3000선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 ‘HMM Hamburg(함부르크)’호 전경 /사진=HMM


글로벌 물류 조사기관인 프라이트OS(FreightO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아시아-북미 서부 해안 해상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600달러였다. 이후 미군의 대응으로 홍해에서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던 지난 1월 1FEU당 2700달러까지 상승하며 한 달 만에 운임이 급등했다. 

SCFI 상승세는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를 운항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유럽과 미주로 향하는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해당 항로에서 해상운임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업계는 해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상운임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불거진 홍해 사태가 미국·영국의 후티 공습으로 장기화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운임 상승세는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일 국적선사 HMM은 지난해와 비교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HMM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40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3299억 원으로 12%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4851억 원으로 6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7.5%로 글로벌 선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도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HMM의 실적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HMM의 목표주가를 종전 대비 15% 오른 2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포항제철소 3고로 모습. /사진=포스코

해운운임 상승에 원가부담까지 

반면 철강업계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저가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해운운임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까지 가중되는 이중고 겪고 있다. 

철강제품은 해상 수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해운 운임 상승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철광석 가격은 t당 140달러(19만4110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 21일 기준 106달러(14만6969원)를 나타냈다. 

현재 철광석 가격이 점진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해운 운임 상승 등 물류비 부담 증가로 인해 비용이 추가로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불황은 어제 오늘일 아니”라면서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때마다 철강업계가 중심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실적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주요 제강사들은 실적 감소폭을 줄이기 위해 원가절감 등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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