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털기] '막걸리맛 나는 맥주'...장수맥주 마일드 시음기

홍선혜 기자 2024-05-17 09:11:56
“막걸리맛 나는 맥주? 상상이 안 가는데...”

MZ성지로 떠오르는 편의점이 최근 제조사와 함께 협업해 이색 콜라보를 하는 등 주류에도 힘주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근거리 식품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그 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라는 거대 유통 채널의 틈바구니에서 오프라인 만년 3위에 머물러 있던 편의점은 2021년 매출 비중이 15.9%로 처음으로 대형마트(15.7%)를 제쳐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근거리에서 필요한 상품을 소량으로 구매하는 소비 패턴의 변화가 성장을 뒷받침한 것이다. 편의점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근거리 장보기와 식료품 채널로 변신을 꾀했다. 

대형마트에서 구하기 어려운 차별화 먹거리 상품군을 강화하면서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요를 충실히 채웠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정육과 반찬류, 농산품 식재료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거나 저렴한 PB제품, 이색 콜라보제품 등 을 선보이면서 대형마트의 장보기 수요까지 끌어오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은 이제 마트 문이 닫았을 때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방문했던 곳이 아니다. MZ세대에서는 이색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 X세대에게는 동네슈퍼의 대체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자 최근 편의점업계는 주류에도 힘을 주는 모양새다. MZ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캔 하이볼은 물론 고급 위스키부터 1~2만원대의 가성비 와인까지 편의만의 주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주류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세븐브로이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장수맥주 마일드' / 사진=홍선혜 기자 



캔하이볼 캔맥주의 경우 GS25, CU등 특정 편의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희소성 높은 제품들이 많다.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들을 구하기 위해 각종 SNS에 좌표를 물어보기도 한다.

지난 14일 편의점 CU에 들렀다 눈길을 사로잡은 맥주가 있었다. 바로 서울장수주식회사가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선보인 장수맥주다. 서울을 대표하는 장수막걸리와 맥주의 접목이라니 구수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시도라서 어떤 맛일지 감조차도 잡히지 않았다

장수맥주는 일반 ‘장수맥주’, ‘장수맥주 마일드’ 2종이다. 두 개 다 구매하고 싶었지만 현재 어플에서도 마일드만 재고확인이 가능했고 방문했던 CU에서도 마일드 제품만 판매하고 있어서 다소 아쉬웠다.

장수맥주 마일드는 막걸리의 주원료인 쌀의 풍미를 담아 개발된 맥주로 막걸리 특유의 쌀에서 베어 나오는 감칠맛과 향을 담아냈으며 알코올 도수는 4%다. 오리지널 ‘장수맥주’는 장수 막걸리의 청량함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특징으로 한 정통 오리지널 라거 스타일의 맥주다. 

장수맥주 마일드와 장수 생막걸리.  / 사진=홍선혜 기자 

가격은 4500원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 가격이라면 식당에서 생맥주 한 잔을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캔을 땄을 때 막걸리 향이 나서 조금 놀랬다. 한 모금 마셨을 때 약간의 아침햇살 맛이 났지만 익숙해지니 그냥 일번 라거 맥주와 다른 건 없었다.

장수라는 이름을 내세운 만큼 좀 더 깊은 향이 났다면 특색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아 다소 아쉬웠다. 좀 더 특유의 쌀 풍미가 짙었다면 훨씬 풍부하고 고소한맛을 구현했을 것이다. 재구매 의사는 없지만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구매를 추천한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신제품 ‘장수맥주’ 2종을 통해 MZ세대 소비자들에게 막걸리의 매력을 알리고,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취향과 니즈에 맞는 신제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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