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털기] 맛집 협업 세븐일레븐...'강릉교동반점' '우불식당' 본연의 맛 살렸나?

홍선혜 기자 2024-04-12 14:47:06
맛집을 그대로 구현한 제품은 얼마나 유사한 맛을 낼까. 세븐일레븐은 '전국 5대 짬뽕 맛집'으로 알려진 강릉교동반점과의 협업 그리고 배우 이장우가 운영하는 ‘우불식당’과 콜라보한 제품을 출시했다. 

'전국 5대 짬뽕 맛집'으로 알려진 강릉교동반점은 지난 2014년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교동짬뽕 본연의 맛을 그대로 따라한 'PB교동반점짬뽕'을 출시하기 위함이다. 

교동반점짬뽕은 맛집의 명성 때문인지 출시 보름 만에 20만개의 판매기록을 세우면서 단숨에 삼양 불닭볶음면을 제치고 컵라면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출시 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1500만개를 넘어섰다. 얼마나 맛을 유사하게 표현했는지 궁금한 마음에 직접 강릉 교동반점을 찾아갔다. 

강릉 교동반점. / 사진=홍선혜 기자 

인원이 많을 것을 대비해 오픈런을 했다. 아침 10시가 채 되지 않았지만 입구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줄이 이곳이 맛집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약 10분정도 대기 끝에 매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수많은 유명인들의 사인과 벽 한쪽에 걸려있는 세븐일레븐 명예사원증이 눈에 들어왔다.

명예사원증은 지난 2015년 세븐일레븐 직원이 직접 교동반점 매장을 찾아가 감사패와 함께 전달한 것이다. 

메뉴는 단순했다. 군만두, 짬뽕밥, 짬뽕면 세가지만 판매하고 있었다. 이날 군만두는 판매하지 않아 짬뽕밥과 일반 짬뽕 두 가지를 주문했다. 홍합이 많이 들어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느껴졌다. 또 후추가 첨가되서 그런지 칼칼하면서도 매운맛이 느껴졌고 생강 같은 특유의 향이 났다. 맛집은 확실히 달랐다. 이제껏 먹어본 짬뽕 톱 3안에 들어갈 정도로 인상 깊은 맛이었다. 

이 맛을 어떻게 컵라면으로 구현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교동반점짬뽕은 후추가 첨가된 교동반점 특유의 매운 국물 맛을 매우 유사하게 따라했다. 더불어 풍성한 건더기를 구현하기 위해 복원력이 뛰어난 '동결 건조 블록'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교동반점짬뽕은 세븐일레븐의 대표 지역 연계 상품으로서 롯데 그룹 우수상품 개발사례 발표회에서 우수 협업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컵라면으로 일반짬뽕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보였다. 비슷한 듯 완전히 다른 맛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동반점짬뽕 특유의 얼큰한 맛을 잘 표현해내서 해장 라면으로 추천하고 싶었다. 

(왼쪽부터) 교동반점 짬뽕면 짬뽕밥. / 사진=홍선혜 기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1월 '강릉교동반점짬뽕' 출시 9주년을 기념해 리뉴얼을 단행했다. 해당 상품은 세븐일레븐 PB라면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된 상품으로 현재까지 많은 수요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븐일레븐은 9년 만에 패키징 디자인을 붉은색으로 변경해 매콤한 중화풍 짬뽕맛이라는 특성을 담아냈으며 직관적인 워딩 디자인으로 진열 시 가시성을 높였다. 또한 면에 감자전분 함량을 더욱 높여 면발의 쫄깃함을 더욱 극대화해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 강릉교동반점짬뽕 / 사진=세븐일레븐

두 번째로 맛본 제품은 ‘우불식당 즉석우동’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2월 배우 이장우가 운영하는 ‘우불식당’과 콜라보한 세븐셀렉트 우불식당 즉석우동을 출시했다. 

‘우불식당’은 배우 이장우가 서울 송파 가락시장 인근에서 직접 운영하는 즉석우동, 불고기 전문점으로 한국식의 칼칼한 즉석 우동과 달달한 불고기의 단칼단칼 조합으로 단숨에 줄서먹는 지역 맛집으로 등극했다. 특히, 이장우가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진 비법 다데기로 맛을 낸 즉석우동이 유명하다.

우불식당 즉석우동. / 사진=홍선혜 기자 

협업제품 역시 실제 우불식당의 양념 레시피를 참조해 만들었으며 이장우가 직접 만든 우불식당 비법 다데기 소스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불식당 즉석우동은 출시 약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넘어서며 단숨에 인기제품으로 올라섰다. 

이 제품은 일반 우동면이 아닌 중화면을 사용해 면의 식감을 높였고 가쓰오부시 대신 다데기, 쑥갓, 유부를 사용해 한국식 즉석 우동의 맛과 비주얼을 그대로 구현했다. 상품 패키지도 초반에는 일반 라면상품과 유사한 디자인이었으나 현지 맛집의 느낌을 최대한으로 살리기 위해 우불식당의 간판 로고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

우불식당 즉석우동 조리 후 모습. / 사진=홍선혜 기자 

우불식당을 다녀온 박 모(27·김포 거주)씨는 “일반 우동에 비해 면이 얇고 시장에서 먹는 정겨운 맛이 났는데 이 부분을 우불식당 즉석우동이 굉장히 유사하게 잘 구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불식당 즉석우동은 일반 우동라면과는 맛이 달랐다. 가쓰오부시로 국물맛을 내서 그런지 달면서도 짭조름했으며 쑥갓도 첨가해 우불식당 우동의 맛을 잘 표현했다. 면도 얇고 쫄깃했다. 그러나 특유의 달고 짠맛이 입에 맞지는 않아서 재구매 의사는 없을 것 같다. 

한편 세븐일레븐은 PB라면 개발에 있어 50년 이상 긴 시간 동안 제조사표 라면에 익숙해져 온 한국인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존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얻는 맛집들과의 콜라보에 주력하고 있다. MZ세대의 열렬한 맛집 사랑에 힘입어 보증된 맛집의 맛은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편의점표 PB라면에 대한 신뢰성을 주고 2030세대를 락인(Lock-in)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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