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논란 잠재운다” 알리익스프레스, 가품 방지위해 100억원 투자
2023-12-06
초저가를 강력한 무기로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국내 유통시장의 메기로 파고들고 있다. 유통 공룡 쿠팡까지 견제할 정도로 알리는 한국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끊이지 않는 가품이슈다.
알리는 명품뿐만 아니라 국내 로드샵 브랜드까지 국내 뷰티 제품을 그대로 모방한 유사제품을 10배가 넘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뷰티 브랜드의 종류는 손에 꼽지 못할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에 유사제품인지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면 품질 면에서는 어떨까 올리브영에서 3만 6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섀도우 팔레트와 알리에서 1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유사제품을 직접 비교해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전 상품을 최저가 1000원부터 판매하는 '천원 마트' 카테고리가 있다. 7일 이내 무료 배송이 가능하고 반품 시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하루에 최대 10개까지만 구매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페리페라, 에뛰드 등 국내 로드샵 제품과 유사한 색조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심지어 상품설명에도 한국화장품이라 적혀있어 카피제품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천원마트에서 올리브영 입점제품인 데이지크 섀도우 팔레트와 매우 흡사한 제품을 구매해봤다. 심지어 한국인들의 후기도 다수 있었다. 인기제품인지 구매 후 종종 확인해보니 가격이 올라가기도 품절이 되기도 한다.
구매 후 배송까지는 약 10일이 걸렸다. 최대 7일 이내 배송이라 그런지 그 보다 더 걸리기도 하는 것 같다. 중국에서 건너온 제품이지만 깨지지 않고 꼼꼼히 포장 되서 도착했다. 알리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중 사진과는 다르다는 후기가 종종 있는데 사진보다는 색감이 어두웠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다만 발색력에서 단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펄 섀도우는 입자가 너무 두꺼워 눈 두덩이에 올릴 때 거칠하다고 느껴질 정도였고 무펄 섀도우는 가루날림이 너무 심해서 눈 안에 화장품이 들어가기도 했다. 발색력도 펄 섀도우만 좋았고 나머지는 몇 번씩 덧발라야 제대로 된 색감이 올라왔다.
올리브영에서 테스트해본 데이지크 섀도우는 확실히 입자가 부드러웠다. 단 번의 발색으로도 색감이 진하게 올라왔다. 겉으로 봤을 때 두 제품은 매우 유사했으나 색감도 달랐고 특히 품질 면에서 확실한 차이가 벌어졌다. 알리 제품은 색감이 탁해서 웜톤제품인지 쿨톤제품인지 명확한 구분이 어려웠지만 올리브영제품은 어떤 피부톤에 어울리는 색조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만큼 품질도 저가형이기 때문에 높은 기대를 바라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질보다 가격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면 한 번 쯤 구매해보는 것 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 피부에 올라가는 화장품이라 찝찝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올리브영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단순 최저가 경쟁 보다는 '올영세일'과 같은 시그니서 세일 행사나 올리브 멤버스 통한 차별화 혜택, 트렌디한 상품 제안 등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랫폼 내 가품 의심 상품을 걸러내고 한국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데 100억원을 투자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가품 의심 상품을 취급한 5000개의 셀러를 퇴출하고 182만4810개 위조 의심 상품을 삭제 조치했다.
고객들은 상품 결제완료일로부터 90일 이내 별도의 증빙 없이 무조건 반품 및 100%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또 가품이 의심되는 상품을 수령하거나 주문 상품이 분실 또는 파손되는 경우 100% 환불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1조원 넘는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연내 물류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향후 3년간 11억달러(현재 환율로 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할 전망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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