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털기] 희귀템 '새로 살구'...이프로(2%) 맛 어쩌나

홍선혜 기자 2024-05-03 10:18:32
때 아닌 시기에 과일소주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기업이 있다. 바로 롯데칠성음료다. 과일소주는 2015년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듯 했지만 과한 숙취유발 등으로 인해 어느 순간 인기가 급락했다. 그러나 최근 롯데칠성음료가 '새로 살구'를 출시하면서 소주 새로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뒤늦게 출시한 살구맛 과일 소주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TV광고 등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살구맛을 기자가 직접 시음해 봤다.

새로 살구는 출시한지 약 2주가 흘렀지만 아직도 구하기 힘든 희귀템이다. 집근처에 있는 편의점 총 10군데 중 단 한 곳에서만 새로 살구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아직 진열 전 이었다. 

편의점 점주 A씨는 “오늘 들어와서 아직 진열하지도 않았다”며 “찾는 사람을 한명도 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알고 왔는지 신기하다 창고에서 꺼내주겠다”라고 말했다.

각종 SNS에서는 새로 살구 맛의 구매처를 물어보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만큼 아직 적극적인 판매를 하고 있지는 않은 모양새다.

롯데칠성음료 새로 살구. / 사진=홍선혜 기자 


이 점주는 “지금 새로 살구맛을 진열할 곳이 없다. 새로운 물건을 팔려면 다른 물건을 빼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함을 표했다. 잘 팔릴지 확신이 서지 않는 눈치였다.

새로 살구는 제로 슈거 소주 ‘새로’에 살구 과즙을 더하고 알코올 도수는 12도로 낮춘 증류주다. 사실 과일소주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특유의 ‘아세톤 맛’ 이다. 소주의 쓴맛과 과일의 단맛이 융화가 돼야 하는데 잘못하면 이도저도 아닌 일반 소주보다도 역한 맛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과일소주보다 일반소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과일소주를 선보인 이유에 대해 롯데칠성음료측은 “코로나를 전후해 주류 소비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은 믹솔로지(Mixology), 저도주 및 다양한 주종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새로’보다 더욱 낮은 알코올 도수에 상큼달콤한 살구의 과즙을 더한 ‘새로 살구’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새로 살구에 대한 반응은 극명했다.

“이온은료 '이프로' 맛이 난다”, “인공적인 살구향이 너무 강하다”, “일반 소주보다 더 쓰다”등 이었다. 그중 이프로 맛이 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직접 마셔봤을 때 첫맛은 달달한 살구맛이 나는 것 같더니 뒤이어 소주 특유의 강한 알콜향이 치고 들어왔다. 과일향이 나는 아세톤 같았다. 쓴맛을 없애기 위해 냉동실에 한 시간정도 두고 마시니 훨씬 알콜향이 줄어들었고 이때부터는 왜 이프로 맛이 난다고 하는지 이해가 갔다. 새로 살구맛은 무조건 냉동실에 차갑게 얼린 후 마셔야 하는 술 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마시자고 하면 거절할 것 같지만, 단 맛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분위기 내기에는 괜찮을 술 인 것 같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다양해진 소비자의 음주 트렌드에 맞춰 기존의 소주보다 마시기 편하게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제로 슈거 소주에 상큼달콤한 살구 과즙을 더해 산뜻함과 상큼함이 매력적인 신제품 ‘새로 살구’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새로 살구 출시에 따라 예로부터 살구씨 기름을 좋아한다 여겨지는 여우를 모티브로 한 새로운 콘텐츠 제작 등 ‘새로’와 ‘새로 살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2년 9월 롯데칠성음료가 선보인 ‘새로’는 출시 7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 1억병을 돌파했으며 2023년 기준 연간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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