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영업익 1년 새 65% 감소…현대차 ‘웃고’ 삼성 ‘울고’

CXO연구소, 국내 4대 그룹 계열사 300여곳 영업이익 변동 분석
현대차그룹 영업익 43%↑·삼성그룹 92%↓
신종모 기자 2024-04-24 14:15:50
국내 4대 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새 6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1위를 유지해 오던 삼성그룹은 1년 새 90% 넘게 감소했고 현대차그룹에 영업이익 왕좌 자리까지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4대 그룹 주요 국내 계열사 지난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 변동 현황’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지난해 4대 그룹이 공정위에 제출한 국내 계열사 현황 중 이달 19일까지 감사보고서 또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06개 기업에 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영업이익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자료=한국CXO연구소


4대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의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컸다. 이번 조사 대상 삼성 계열사 59곳의 지난 2022년 영업이익 규모는 38조7465억 원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2조8363억 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35조 원대의 영업이익이 사라진 셈이다. 

2022년 대비 2023년 영업이익 감소율은 무려 92.7%였다. 이는 2022년에 25조319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는 11조52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이 결정타였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전기(6749억 원↓), 삼성디스플레이(6302억 원↓), 삼성SDI(4225억 원↓), 세메스(1544억 원↓) 등도 1년 새 영업이익이 1000억 원 넘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는 2569억 원 이상 영업흑자로 돌아서 대조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년 새 2361억 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서열 2위인 SK그룹 계열사 135곳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익 규모도 2022년 19조1461억 원에서 2023년에 3조9162억 원으로 1년 새 15조2299억 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 두 곳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악재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만 해도 영업이익이 7조6609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4조6721억 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1년 새 12조 원 이상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 구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SK에너지도 2조5923억 원에서 4018억 원으로 1년 새 2조 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과 SK(주)는 최근 1년 새 4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6113억 원에서 1조2354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SK(주)도 1조 1086억 원에서 1조5504억 원으로 1년 새 4417억 원 이상 이익이 증가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현대차그룹 유일 40% 이상 영업익 증가

4대 그룹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차그룹만 영업이익이 40% 넘게 증가했다. 조사 대상 50개 계열사의 2022년 영업이익은 12조5827억 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8조362억 원으로 1년 새 5조4535억 원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만 해도 43.3%로 40%를 상회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을 견인한 데는 주력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역할이 빛났다. 현대차는 2022년 2조8285억 원에서 2023년에 6조6709억 원으로 1년 새 3조8424억 원 증가했다. 기아도 3조8억 원에서 6조3056억 원으로 3조3047억 원 이상 늘었다. 

반면 현대제철은 1조4647억 원에서 6503억 원으로 1년 새 영업이익이 8143억 원 줄었다. 현대글로비스는 1조5957억 원에서 1조565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5391억 원 감소했다. 

LG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영업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LG그룹 계열사 48곳의 2022년 영업이익은 1조4429억 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707억 원 넘게 영업적자를 봤다. 

LG전자는 1107억 원에서 5767억 원으로 1년 새 4659억 원 넘게 증가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에 3조8841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도 2022년 1조522억 원 영업이익에서 지난해에 1091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4대 그룹 중 단일 기업으로 보면 현대자동차가 작년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 이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아가 6조3000억 원대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만 11조 원 넘는 영업손실을 보면서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국내 핵심 기업인 삼성, SK, LG 등의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영 실적이 호전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전년 대비 기준이 아닌 2020년~2022년 상황과 비교해 얼마나 경영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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