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단통법 폐지·전환지원금 어디로?...통신업계 '주목'

여야 모두 '단통법 폐지' 공약으로 내걸어…"국회 재구성된 후 관련 논의 이뤄질 것"
전환지원금도 재검토 예정…통신업계 수익성 악화 예상
황성완 기자 2024-04-15 15:27:11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통신업계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및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등 가계 통신비 정책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단통법 폐지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보류 중이기 때문에 해당 논의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 /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총선 승리로 국회 의석 수 174석 이상 확보…단통법 폐지 지연 예상

15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4.10 총선 이후 단통법 폐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22대 총선에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공약으로 ▲단통법 폐지 ▲병사 통신요금 할인율 50%로 인상 ▲잔여 데이터 이월 추진 ▲공공 슈퍼와이파이 구축 ▲통신비 세액공제 신설(미성년 자녀·65세 이상) ▲기업 기관 고객센터 상담전화 무료화 등을 내세웠다.

국민의힘 역시 단통법 폐지를 내세운 바 있다.

양당 모두 같은 단통법 폐지를 공약을 내세운 만큼 법안 폐지는 당연한 수순이지만 그 시기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30일 새로운 국회가 열릴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더해 여러 현안들로 인해 단통법 관련 논의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이 6일 국회에서 가계통신비 경감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통신업계, 전환지원금 재검토 필요...실질적 효과 떨어지고, 수익성 악화

또한 정부가 전격적으로 추진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도 총선을 앞두고 임시방편으로 내세운 공약이라는 비판이 있기 때문에 재검토가 예상된다.

앞서, 통신 3사는 정부의 요청에 의해 지난 3월 16일  전환지원금을 13만원으로 선보였고, 현재 30만원 대까지 전환지원금을 인상한 바 있다. 통신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선거용 공약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통신업계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통신사가 등 떠밀려 출시한 전환지원금 역시 통신비 절감 등 소비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정부가 예상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ICT 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은 52만건으로, 전환지원금 도입 이전인 지난 2월(50만건), 1월(56만건)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통신사들은 요금 감면 규모가 현저히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달 21일 주주총회 직후 열린 간담회를 통해 "전환지원금이 좋은 방향인지 제대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기업 입장으로 보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된다"고 전한 바 있다.

통신업계는 이미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나 3만원대 5G 요금, 전환지원금 등을 울며 겨자먹기로 출시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전환지원금, 알뜰폰 업계 경쟁력 약화 지적도 나와

아울러, 전환지원금 정책이 중소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으로 하강 곡선을 그렸다.

전환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3월에 그 폭이 커졌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신규 가입자 유입이 알뜰폰을 떠나는 기존 가입자 유출보다 여전히 많지만, 그 차이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와 관련해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통신 3사와 같이 돈을 쓸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전환지원금 확대 이후부터 알뜰폰 업계에 대한 타격은 장기간 지속될수록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