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삼성전자·SK하이닉스, 노후 반도체 장비 판매 중단”

미국, 중국 수출 통제·러시아 서방 제재 등 고려 조치
신종모 기자 2024-03-12 14:48:59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노후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대러 서방제재 등을 고려해 노후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중단하고 대신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


FT는 주요 소식통을 통해 이들 업체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대러시아 제재와 관련이 있으며 미국의 반발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인 지난 2022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고 반도체 기계를 보관하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차세대 반도체로 넘어가는 기간이 짧아 장비 회전율도 높기 때문에 중고 반도체 장비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고 장비를 패키지로 묶어 딜러에게 판매하고 딜러는 경매에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중고 장비의 가장 큰 수요자는 중국”이라며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대부분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에 사용되는 구세대 반도체를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소식통으 최근 SK하이닉스가 보관 공간이 부족해지자 일부 장비를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웨이퍼 그라인더나 부식기와 같은 미국산 장비는 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를 허용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陝西)성 성도 시안(西安)시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 시안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의 40%를 차지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쑤저우에도 반도체 후(後)공정인 패키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장쑤성 우시에 D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D램 생산량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또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낸드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최근 네덜란드, 독일,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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