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고조되는 금호석화 '조카의 난'…칼자루 쥔 국민연금
2024-03-11
금호석유화학이 11일 입장문을 통해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가 제기한 이사회의 독립성 우려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입장문에서 이사회가 독립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전반의 내용을 담았다.
금호석유화학은 "현 이사회 구성원들은 과거 박 전 상무의 반대 캠페인 속에서도 개인별 전문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이사로서의 자격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으며 회사의 지속가능성장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가 지난 2021년부터 사외이사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위해 쇄신을 거듭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2021년을 기점으로 구성원이 전원 교체되었으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의 조치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크게 제고했다는 것이다.
이 날 금호석유화학은 입장문을 통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면서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여 이사회가 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11일 차파트너스가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금호석유화학에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면서 이사회 독립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에 따른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가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의 지난해 CSA평가 중 독립성 항목에서 만점을 취득했을 뿐 아니라,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높은 독립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 구성원은 주주들의 폭넓은 지지 속에 선임되어 전체 주주를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차파트너스는 현 이사회가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라 취업이 제한된 지배주주를 회사의 사내이사로 추천, 대표이사로 선임하였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의 현 이사진 전원은 2021년 3월 이후 이사회에 진입하였고 차파트너스가 문제삼고 있는 박찬구 당시 이사는 2021년 5월 이사회에서 사임하였으므로 현재 이사회 구성원들은 박찬구 이사의 선임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차파트너스는 2022년 당시 이사회가 박준경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100% 찬성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문제삼고 있으나 박준경 이사 선임안에 대해 당시 ISS 및 글래스 루이스, 국민연금, 한국ESG연구소가 찬성 권고를 냈으며 결국 임시주주총회에서 높은 지지(찬성 비율 78.7%)로 정식 절차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서 차파트너스가 제시한 이사회 독립성 결여 근거에도 반박했다. 차파트너스는 2019년 박찬구 회장 사내이사 추천 및 대표이사 선임, 2022년 박준경 사장 사내이사 추천 및 임시주주총회 의안 상정 외에도 이사회의 독립성이 결여되었다는 근거로 2021년 금호리조트 및 금호홀딩스 인수 계약과 금호석유화학-OCI 간 자기주식 교환 계약 결의 사례를 제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에 대해 "금호리조트를 인수하기 전까지 만년 적자를 기록하던 금호리조트가 인수 첫 해부터 흑자 전환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2022년에는 매출액 977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기존 최대 실적을 뛰어넘었다"며 "2023년에는 영업이익 약 1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단 1년만에 또 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써 금호석유화학은 금호리조트의 인수 가치를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차파트너스가 2021년 금호석유화학-OCI 간 자기주식 교환 역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 수단이라는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 역시 양사가 ECH 사업 합작 법인 설립에 따른 파트너십과 장기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장치였음을 회사측은 여러 차례 설명해왔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가 위와 같은 이사회 안건들이 모두 100%의 찬성률로 가결된 것에 대해서도 이사회 독립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 안건의 상정은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치며 상정 전에 개별 이사 및 이사진 사이에서 상당기간 숙의가 이루어지는 만큼 찬성률이 100%라는 점이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의 지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사회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는 데 일조하고 앞으로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바탕으로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차파트너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의 주장과 박찬구 회장의 위 입장문에 의하더라도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총수 일가의 우호세력에게 처분하는 것은 임무위배(배임)의 불법에 해당한다"며 "금호석유의 미소각 자사주 100%가 소각될 수 있도록 금호석유 주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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