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가자" R&D 투자 배터리 3사...'전기차 수요 둔화'는 기회?!

배터리3사, LFP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
해외공장 증설 멈추고 기술 경쟁력 강화하는 시기로 활용할 것
박재훈 기자 2023-11-27 10:32:41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구개발(R&D)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전기차 시장 둔화세를 기술력 강화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기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올해 상반기 예측됐던 1484만대보다 비교적 모자란 1377만대로 전망된다. 경제 상황이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전기차 소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진=Wikimedia Commons


이같은 현상에 배터리 업계는 지금까지 해외 공장등에 투자하면서 지속해오던 몸집 불리기를 잠시 멈추고 내실다지기에 들어갔다.

배터리3사의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R&D투자금액은 총 1조78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회사별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7304억원을 기록했으며 SK온은 29.6% 증가한 220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 부스에 전시돼 있는 전고체 배터리 모형. 실제 모델은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사진=박재훈 기자


이중 가장 R&D비용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SDI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매출액 대비 4.9%의 비용인 8364억원을 투자하면서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사 중 가장 적은 6.7%의 증가폭이지만 꾸준히 R&D비용을 투자하고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최근 수요가 많은 LFP배터리 양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대전연구원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R&D비용에 7304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동기 15.2% 증가한 규모다. 타 배터리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고용량과 안정성을 높인 소재 개발과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에도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까지 배터리 생산라인의 증설과 제품 상품성 강화에도 7조6454억원을 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배 증가한 수준이다. 북미 지역에만 단독공장 2개, 합작공장 6개를 건설 또는 운영 중이다.

SK온은 R&D비용으로 9월까지 2207억원을 투자했다. SK온은 2025년까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며 2029년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3사는 모두 공통되게 전고체배터리와 LFP배터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배터리는 앞으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개발이 빨라질수록 향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술이다. 각사의 로드맵은 1~2년 단위로 상이하지만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R&D비용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전고체배터리와 마찬가지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도 내실을 다지는 기간 중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LFP배터리는 수요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배터리 3사는 시장 점유율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LFP배터리 양산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16일 방문객들이 중국 푸젠성 닝더에 있는  CATL의 초고속 충전 배터리를 보고 있다. /사진=신화사


업계에서는 기존 중국 배터리업체의 LFP배터리보다 기술력이 강화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LFP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 LFP에 망간을 추가한 LMFP 배터리를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선보였다. LMFP는 기존 LFP 양극재에 망간을 추가해 기존의 LFP보다 에너지 밀도를 15~20% 가량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고 있는 현재 배터리3사의 R&D 투자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기차 시대에 맞게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라며 "더 먼길을 가기 위해서는 점유율과 직결되는 LFP배터리 양산시점을 앞당기는 것과 차세대 시장을 좌우할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