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반기 보험상품 손질 5건…손보·생보사 고민 깊어져

보험업계 "과도한 규제…고객 선택권·보장 축소 우려"
신수정 기자 2023-11-03 13:21:34
금융감독원이 올해 하반기만 5건의 보험사 상품을 손질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책을 펴고 있다. 이에 연말연시 실적과 판매 영업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보험업권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까지 손해‧생명보험사 등 전체 보험업권을 상대로 경쟁 과열, 절판 마케팅 기승,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유발‧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판매상품 중단 및 개정을 권고해왔다. 

올해 3월 운전자보험의 변호사선임비용 특약에 대해 제동을 걸었던 것을 시작으로, 7월에 단기납 종신보험, 어른이(어린이+어른)보험에 대한 판매 제한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9월부터 해당 3가지 상품들의 판매가 제약됐다. 

지난 8월에는 간호‧간병보험(입원일당) 보장액 등 특약에 대한 자율시정을 권고, 이달엔 독감 특약 판매 자제를 요청했다. 내달부턴 응급실 내원 진료비 담보상품에 대한 판매중단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 1~2일 손보사 상품담당 임원을 소집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사업을 준비해야 보험사들의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한적인 보험시장에서 각사는 차별화된 특약‧보장으로 고객에게 어필해야 하는데, 신상품은커녕 판매 중인 상품들도 손질당하고 있어서다. 

한 보험업권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어떤 리스크에 대한 조정해야 될 필요는 분명하고, (당국의) 할 일”이라면서도 “사실 과도한 경쟁에 의한 출혈로 피해를 보는 것은 보험사고 이로 인한 손해도 보험사의 몫인데, 이를 잘 정비해 준비해둔 상품까지 과도하게 규제하면 영업 매출을 고민하는 보험사의 입장에선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선 금감원 권고가 과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며 “모럴 해저드를 유발하는 것은 당국이 개입해 권고하는 게 맞지만, 이런 우려가 적은 보험상품은 개정되면서 고객 선택권과 보장이 축소되는 점에서 염려된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사진=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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