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위태로운’ 중‧저신용 대출…‘카뱅 3배’ 연체율로 이어졌나

상반기 연체율 토스뱅크 1.56%, 케이뱅크 0.86%, 카카오뱅크 0.52% 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6%로 선두…케이뱅크 0.98%, 카카오뱅크 0.42%
재직기간 고작 2달 직장인에…8100만원 한도 대출 승인 사례도 확인돼
신수정 기자 2023-10-20 07:30:03
경쟁사 대비 취약차주에게 수월하게 대출을 실행해주는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시스템이 자산 건전성의 적신호를 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의 사례로,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가 대출하지 않는 '재직기간 2달'인 직장인에게 수천만원의 대출을 실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무리해 보이는 중·저신용 대출 때문일까?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상반기 기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3배에 달했다. 

20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각사 상반기(1~6월) 경영공시에 따르면 총 대출채권 기준 연체율은 ▲토스뱅크 1.56% ▲케이뱅크 0.86% ▲카카오뱅크 0.52% 순으로 확인됐다. 토스뱅크 연체율은 전년 동기(0.15%)보다 1년 새 1.41%p(포인트)나 급증으며, 업계 선두를 달리는 카카오뱅크 대비 3배 높았다. 

연체율에 이어 부실률도 상당하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6%로 케이뱅크(0.98%), 카카오뱅크(0.42%)와 비교해 0.28~0.84%p 높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총여신 중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의 연체가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토스뱅크가 10% 이상 압도적으로 높은 중‧저신용자 비중을 가져가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취약차주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금리‧한도를 승인해 무분별하게 대출을 내준 결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로 수익을 거둬들이는 이른바 '이자장사'를 한 게 아니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상반기 인터넷은행별 총여신은 ▲토스뱅크 10조458억원 ▲케이뱅크 12조6733억원 ▲카카오뱅크 33조9000억원으로 토스뱅크가 가장 적었으나, 이자수익은 ▲케이뱅크 2097억원 ▲토스뱅크 2438억원 ▲카카오뱅크 5297억원 순이었다. 토스뱅크의 이자수익이 케이뱅크를 제쳤던 것. 이뿐만 아니라 토스뱅크의 총여신 중 이자수익 비중은 2.43%로 카카오뱅크(1.56%)와 케이뱅크(1.66%)를 훌쩍 뛰어넘었다. <관련기사 2023년 10월18일자, [단독] 토스뱅크, 케이뱅크보다 여신 2.6조 적은데…이자수익 341억 많았다 왜?>

또한 토스뱅크가 대출하는 대상은 카카오뱅크가 대출을 허용하지 않는 취약차주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직기간이 2개월인 직장인에게 8100만원 한도로 대출을 허용한 것. 해당 직장인은 근속 불확실성이 높아 취약차주로 볼 수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해당 직장인에 대한 대출을 거절했다. <관련기사 2023년 10월19일자, [실험실] 입사 2달 직장인 인뱅 신용대출 실행해보니…토스뱅크 가장 쉬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 비중이 높은데, 이자수익도 높다는 것은 취약차주에게 높은 금리를 받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의 이자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본보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 8월 일반신용대출 신용점수별 금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저신용 구간(신용점수 850점 이하) 금리를 합산해 평균한 금리는 토스뱅크가 9.22%로 가장 높았으며, 카카오뱅크는 7.69%, 케이뱅크 6.87%로 뒤이었다. <관련기사 2023년 10월16일자, [단독] 토스뱅크, 인뱅 중‧저신용 최저·평균금리 '제일 높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타사보다 전월세대출을 늦게 시작했고, 현재까지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부재해 대출 차주의 신용 리스크를 그대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포용 비중을 현 38.5%에서 44%까지 5.5%p 높여야 하는 동시에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상황은 토스뱅크가 안고 있는 딜레마다. 

이와 관련 토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 등 연체율 감소에 영향을 주는 상품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비중을 맞추려 최대한 노력하다 보니 연체율 상승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체율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감당하면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손실을 대비하고, 현 연체율도 사업 초창기부터 예상한 수준 내에 있다”고 했다. 

또 향후 연체율 개선과 관련해선 “신생은행인 관계로 연계 데이터의 무결성 등을 확인하느라 사업 초기 단계에서 그간 부실채권에 대한 매·상각을 실행하지 않다가 올해 5~6월부터 시작했다”며 “앞으로 부실채권에 대한 매·상각 수도 늘면서 연체율도 곧 하향평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토스뱅크 홈페이지 캡처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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