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일방적 사적화해 절차 중지해달라" 젠투펀드 피해자 요구 묵살

신한투자증권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밀어붙이는 사적화해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젠투펀드 피해자들의 요구를 끝내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신한투자증권은 사적화해 배상비율을 60%로 가정할 경우, 이후 발생하는 회수금의 40%만 반환하는 계산식을 통보해 논란이다. 

6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전날 젠투펀드 피해자들에게 사적화해 절차가 적힌 안내문을 전달했다. 해당 안내문에는 가입 당시 사실관계 조사를 위한 사실관계 확인서를 4일부터 20일까지 접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젠투펀드 피해자들은 지난 22일 소비자보호를 책임지는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들을 만나 ▲사적화해 신청 기한 설정 취소 ▲민·형사 소송 제한 금지 등을 요구했다. 당시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안내문을 작성해 발송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새 안내문에서도 신한금투의 일방적인 통보가 여전했던 것이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안내문에서 배상금액을 정산하는 계산식을 공개했다. 이 계산식에서 가정된 배상비율은 60%다. 다른 배상비율은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사적화해 이후 환매개시 등 회수가 진행될 경우, 회사가 회수금의 60%를 취하고, 고객에게 40%를 줄 것이라는 계산식도 포함됐다. 

이에 한 젠투펀드 피해자는 "여전히 신한투자증권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건전한 공정과 상식의 개념이 조금이라도 있는 판매사라면 추가 정산금이 있을 경우, 피해자들에게 100%가 되도록 우선 지급하고 남는 금액을 자기들이 취한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00% 환불이 안 되더라도 자신들의 몫부터 챙기기에 급급한 신한투자증권"라며 "고객을 갈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저급한 경영철학"이라고 꼬집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젠투펀드를 판매할 당시 운용자산 설명서에서 "본 상품은 최저수익률 연 1.3%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라고 명시했다. 또 "조기·중도·만기상환 시 상환금액이 고객에게 지급할 금액에 미달한 경우, 신탁재산(투자 액면가의 10% 금액)으로부터 받은 금원으로 고객에게 부족한 금액을 먼저 지급한 후 다른 수익자에게 지급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최저수익률 연 1.3%는 지켜지지 않았다. 신한투자증권이 회수금을 고객과 6:4로 나눌 경우, '상환금액 미달 시 신탁재산을 통해 고객이 가장 먼저 보호받는다'는 조항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소재 자산운용사 젠투파트너스가 설계한 사모펀드인 젠투펀드는 2018년 9월부터 판매되다 2020년 7월 총 1조원 규모의 환매중단 사태를 맞았다. 피해자는 개인과 법인을 합해 700여명에 달한다. 최대 판매사는 신한투자증권으로, 4200억원 규모로 젠투펀드를 판매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젠투펀드 피해자들에게 통상적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비율산정 기준을 적용하는 사적화해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9월부터 사적화해 절차에 들어갔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