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 vs 고려아연…경영권 놓고 분쟁 ‘점입가경’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
고려아연 “장형진 포함 영풍 이사 및 경영진 법적 책임 물을 것”
신종모 기자 2024-09-19 10:05:53
최근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지분을 매입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1대 주주로서 경영권 강화를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사진=고려아연·영풍


19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전날 “이번 공개매수 시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닌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 1대 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며 장씨와 최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 등 두 가문이 각각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씨 일가(15.6%)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형진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영풍그룹의 계열사들”이라며 “고려아연 측에서 주장하는 계열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한화, LG 등 대기업들의 고려아연 지분도 최 회장의 우호 지분이 아니”라며 “우호 지분이라면 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등 공동행위 주요 주주로 공시했어야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대해서만 공시했을 뿐, 공동행위자임을 밝힌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영풍도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고 해당 기업들도 최 회장 개인에 대한 동조세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풍은 “대리인 최 회장은 본인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과 의혹들부터 주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두겸 울산시장 시장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김 시장의 ‘중국계 자본’ 언급과 국가기간산업 경쟁력 훼손 우려에 대해 “자본시장법에 따라 2005년에 설립돼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국내 사모펀드’이며 중국계 펀드가 아니”라며 “MBK파트너스 펀드에 출자하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은 국내 및 세계 유수의 연기금들과 금융기관들로서 중국계 자본이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MBK파트너스의 국내 투자활동은 국내 투자 운용역들에 의해 관리된다”며 “펀드에 투자한 LP들은 투자에 관여하거나 투자대상 기업의 재산이나 기술에 접근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해외 기술 유출 등의 우려는 없다”면서 “직원고용도 당연히 종전과 같이 유지됨은 물론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고용창출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본업의 경쟁력과 수익성 있는 신사업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면서 “고려아연을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풍빌딩. /사진=스마트에프엔


고려아연, 배임 등 민·형사상 법적대응

고려아연은 영풍정밀 및 영풍의 주주들이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MBK파트너스와 장형진을 포함한 영풍 경영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는 대표이사가 전원 구속되고 범죄와 무능경영을 책임져야 할 영풍의 장형진과 이사 등이 중국 등 해외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와 결탁해 사적인 이익만을 목적으로 다수 주주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법인 영풍을 마치 사유재산처럼 불법행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라는 것이 법조계의 판단이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공개매수를 위한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면서 영풍은 회사 차원에서 손해를 입게되는 반면, 그 이익은 고스란히 MBK파트너스에 넘어간다는 점에서 결국 영풍 전체 주주들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개별재무제표 기준 영풍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는 내용 등의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면서 적법하고 정당한 경영판단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따른 감독당국 진정 등 모든 가능한 법적 절차를 강구할 계획”이라면서 “장형진을 포함한 영풍 이사 및 경영진을 포함해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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