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도내 지자체 공공입찰 건설업체 실태조사 권고···실효성 ‘글쎄’

지자체별 실태조사 기준금액 제 각각···도 정책 권고 ‘유명무실’
“부실업체들 실태조사 하지 않는 공사 벌떼같이 입찰 참여” 지적도
황귀영 기자 2024-09-19 10:03:01
[스마트에프엔=황귀영 기자] 경기도는 지난 2019년 '불공정 거래질서를 조장하고 수주만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는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공공입찰 건설업 실태조사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까지 1억원부터 금액 제한 없이 공공입찰 낙찰업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사진=경기도

이에 더해 경기도는 공공입찰 건설업 실태조사를 도내 시·군으로 확대 실시하기 위해 지난 2020년 2월6일 각 시·군 지자체에 실태조사 실시를 권고한 바 있다.

제도 도입 이후 경기도 건설정책과는 ‘2024년 감사원 적극행정 모범사례’ 우수부서에 선정돼 표창과 함께 받은 포상금 200만원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는 실태조사 기준 금액에 강제 규정이 없다보니 실태조사 취지와는 다르게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스마트에프엔 8월9일자 안성시, ‘반쪽자리’ 건설업 실태조사…실효성 의문 기사참조)

스마트에프엔이 19일 경기도 내 남부지역(서울이남) 20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태조사 기준 금액이 제 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5000만원부터 1억원 미만, 8000만원부터 1억원 미만, 5000만원부터 2억원 미만 등 지차체별 기준 금액이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일하게 과천시만 2000만원부터 2억원까지 폭넓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지자체는 기준 금액의 범위를 축소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시·군별 기준 금액이 축소 운영되다 보니 건전한 기업들의 수주 기회를 확대하고 공정한 건설문화를 구축하고자 실시한 경기도의 정책 취지가 유명무실해 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 금액 외의 입찰일 경우, 일부 부실업체가 입찰 과정에서 서류만으로 자격을 갖추고 낙찰을 받게 되는 사례는 여전히 근절하기 어렵게 된다. 기준 금액에 예외 구간이 없어야만 현장 운영이 가능한지, 기술자는 제대로 갖췄는지, 자본금은 탄탄한지 등 실질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질 수 있는데 기준 금액 외 입찰공사에서 구멍이 생긴 것이다. 

실태조사를 통해 부적격 건설업체로 판정될 경우 낙찰자 결정에서 배제 하거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또 부실업체의 부도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재정투입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더욱이 지역 내 업체 간 건전한 경쟁을 유발하고 투명한 입찰 참여의 보장과 부정한 하도급 관행을 막을 수도 있다.

도내 한 건설사 대표 A씨는 “부실업체들이 실태조사를 나가지 않는 금액대 공사는 벌떼같이 입찰에 참여한다. 부실업체가 낙찰돼서 공사 도중 안전사고나 부도가 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유명무실해진 공공입찰 건설업 실태조사 권고에 대해 경기도가 어떤 해법을 내 놓을지 주목된다.

황귀영 기자 paradise14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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