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칼럼] "선한 양심을 가져라"

2023-09-22 18:01:21
지난 20일 본보의 '예장합동 충남노회 사태' 관련 기사에 대한 반향이 예사롭지가 않다.

교단 내부는 물론 범 기독교계 차원에서도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각자의 직분과 신분에 따라 그 반향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는 교단의 대처와 이후 후유증에 대한 민감성이 주를 이룬다.

우선, 충남노회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 대한 비판이다. 지금껏 교단이 사태의 적절한 해결을 위해 과연 얼마나 신속하고 진지하게 대처했느냐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금품 수수 의혹’까지 제기된 근원적인 원인을 지적하는 것이다.

더구나 ‘노회 복구는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섣불리 밀어붙인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번 의혹은 이상규 목사의 절박함을 이용해 금품 전달을 제안한 주진만 목사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이 목사가 금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데 대한 비난도 있지만, 당시의 절박함을 이해해야 한다는 동정론도 힘을 얻고 있다.

금품을 받았다가 다시 돌려준 K목사의 경우 본인이 '실수'를 인정하고 있어 참작의 여지가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충남노회 폐지가 이뤄진 배경과 사건의 전말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성경의 말씀을 들어 보자.

“선한 양심을 가져라. 이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 선행을 욕하는 자들로 그 비방하는 일에 부끄러움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벧전 3:16, 개역개정)

교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금품 수수’는 특별한 주목과 화제, 나아가 민감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아무개 목회자에게 거금을 받았다'는 뜬금없는 소문까지도 돌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 아닐수 없다. 전혀 사실무근이니 대꾸할 가치도 없지만 '아니면 말고'식으로 대중의 불신을 조장하는 교계의 풍토 또한 일신되어야만 하지 않겠는가.

위 성경 말씀을 되새기건대, 악행을 욕하는 자들을 당당하게 만든다면 땅 위의 진정한 선행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만인이 만인을 헐뜯는 반 그리스도의 세상이 펼쳐질 건 뻔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일어납시다.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계승함으로 일어납시다. 미래세대를 복음 진리로 무장해 일어납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신임총회장인 오정호 목사의 외침이라고 한다.

'미래세대를 복음 진리로 무장'하는 첩경이 무엇일까. 회개와 반성과 자정이 아닐까.

이번 ‘충남노회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교단과 교계 전체의 일신에 커다란 충격과 계기가 된다면 이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축복이 되리라 믿는다.

고진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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