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vs 조선, 하반기 후판 가격 놓고 ‘옥신각신’

철강업계, 전기요금 인상·업황 부진…후판 가격 인상 필요
조선업계, 철광석 가격 하락세…후판 가격 인하 주장
신종모 기자 2023-08-17 10:34:5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올해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놓고 대립 중이다.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조선업계는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라 후판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원자재 가격은 2개월 전 물량으로 현재 가격과 차이가 발생한다. 협상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후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업계는 후판의 원료인 철광석 등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후판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양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174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17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최근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제강사와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의 조선사는 후판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에 무게를 주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철강 업황 부진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후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철강업계에서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전기요금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3차례 인상했으며 올해도 인상이 이어졌다. 지난 1월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인상, 5월에는 kWh당 8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철강업체들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백억원의 부담이 늘어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 하락세는 맞지만 2달 뒤에 현재 가격이 지속해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여전하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후판 가격 인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선업계는 글로벌 철광석 가격을 내세우며 후판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약세를 이어오고 있어 후판 가격 인하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중국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t당 104.8달러로 지난 1월 129.8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9%가량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 협상의 기준 지표는 철광석 가격”이라며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후판 가격이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철강재의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모두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후판 가격 인상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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