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허덕이는 조선업계, 해결 방안은?
2023-04-12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조선업계가 역대급 수주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3년 치 일거리를 마련해 놨으나 만성적인 인력난 문제 대두와 노동조합의 쟁의권 확보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선박 인도가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노력에도 인력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조선업 불황이 닥친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는 생산 인력이 전년 대비 각각 17.5%, 34.3% 감소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인력은 지난 2014년 20만 3000명에서 지난해 말 9만 2000명으로 55% 줄었다. 올해 연말까지 부족한 생산인력이 1만 4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사들이 수주절벽 위기를 넘기 위해 대규모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화근이다.
조선사들은 장기간의 침체를 벗어나 최근 2년간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으나 어려운 작업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인해 인력공급이 부족해 인력난이 발생했다.
조선사와 정부가 나서 생산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인력난이 심각한 것은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원청 업체들”이라며 “도크를 담당하는 핵심 인력은 현재 큰 변화 없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사, 인력난 해결위해 발 벗고 나서
조선사들은 원청업체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국적의 용접 전문인력 41명을 고용했다.
현재 이들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산업 안전 및 전문 심화 교육 등을 마친 후 생산 현장에 투입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도입 규모를 1200여명까지 확대해 현장의 인력난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도 늘어나는 선박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교육원을 운영해 많은 외국인 교육생(전문테크니션)을 양성하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외국인 교육생 580명을, 올해는 수주와 건조가 많아 연수생 10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월에 100만원~150만원가량의 교육 훈련 수당을 지급한다.
최근 출범한 한화오션도 인력 양성과 채용을 진행한다.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산업무역부(MOIT)와 ‘베트남 인력 양성과 채용 등을 위한 포괄적 협력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는 한화오션이 베트남 산업무역부 산하 직업훈련 기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향후 한화오션이 필요로 하는 인력 채용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숙련된 외국인 기술 인력에 대한 안정적인 채용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노조에 발목 잡히나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6개사 노동조합이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선업노조연맹 공동 쟁의조정 신청과 관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소수 노조여서 교섭권이 없거나 실질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은 2개사를 제외 현대중공업 등 6개사다.
노조는 임금 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일부 노조는 민주노총 집회에 참여하는 등 조선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노조는 소규모 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삼성중공업 노조는 참여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에 참여하며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한화오션 노조도 간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일부 인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3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과 성과금 지급, 격려금(약정 임금 100%+50만원) 등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이 기본급 9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을 제시했으나 노동조합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거부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5월 16일 상견례 이후 임금 인상 규모를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도 기본금 18만 4900원을 제시했다. 사측은 8만 8000원을 제시하는 등 입장차이가 큰 상황이다. 특히 노조가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면서 노사 관계가 급속도록 악화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만성적인 인력난 해결을 위해서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정부는 저가 수주 방지, 원·하청간 상생협력 등을 통해 임금구조를 개선하는 등 관련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불법파업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사의 합의가 잘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만 파업 과정에서 발생된 제반 문제에 대해 ‘법과 원칙’의 기조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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