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새출발, 조선 ‘빅3’ 구도 체재 완성…조선업계 “대환영”

대우조선해양,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본계약 체결 이후 6개월만
한화그룹, 토털 방산·그린에너지 ‘메이저’ 도약 발판 마련
조선업계, 한화오션 출범 환영…“선의의 경쟁하자”
신종모 기자 2023-05-23 17:15:27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23일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지난해 12월 16일 본계약 체결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명을 ‘한화오션㈜(Hanwha Ocean Co., Ltd.)’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과 9명의 신임 이사 선임 등의 모든 의안을 의결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의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부회장, 사내이사로는 김종서 사장과 정인섭 사장 등이 선임됐다. 김종서 사장은 상선사업부장을 맡고, 정인섭 사장은 거제사업장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한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빠른 경영정상화와 해외시장 확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권혁웅 한화오션 신임 대표는 “한화오션의 장점인 기술 중심의 우수한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기업,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며 “미지의 영역이 95%에 달하는 대양을 무대로 우리의 개척정신과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해양에너지 리더’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함께 하자”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빅3’간 경쟁 구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새롭게 출발한 한화오션이 경쟁력을 회복한다면 빅3간 공정한 경쟁 구도가 이뤄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62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손실폭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1분기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외주비 상승 등 예정 원가 증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이중연료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수상함 등 함정 위주의 수주 전략을 통해 일감과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질 좋은 수주물량 확보로 최대한 빠르게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 ‘한국형 록히드마틴’ 도약 현실화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인수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서 한화그룹은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을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잠수함에 적용 중인 한화의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또한 LNG,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생산 설비, 운송 기술 분야와 결합해 그린에너지 밸류 체인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14년 숙원사업이었던 세계 4위 조선업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며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동안 강조한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 한화오션 출범 환영

조선업계는 한화오션 출범에 환영을 뜻을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화오션 출범이 조선업계간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조선업계는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가 수주의 90%가량을 독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조선업 선박 부문 시장점유율 1위는 한국조선해양(53.1%)이고 뒤를 이어 삼성중공업(26.1%), 대우조선해양(17.9%) 순이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경쟁 업체들과의 수주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낮은 가격에 수주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역량을 총투입해 한화오션의 경영정상화를 이룬다면 업계 1위 탈환도 가능하다”며 “나아가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조선 빅3 체재를 당분간 유지하다 각각 특화된 전문 분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한화오션은 기존 LNG 운반선 외에도 방산에 힘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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