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초읽기’…정부, 16일 최종 승인
2022-12-1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한화그룹이 14년 숙원사업이었던 세계 4위 조선업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강조한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000억원)이 각각 참여한다.
유상증자 이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산업은행 지분은 28.2%(2대 주주)로 낮아진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9월 26일 대우조선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또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함께 서명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수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을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잠수함에 적용 중인 한화의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또한 LNG,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생산 설비, 운송 기술 분야와 결합해 그린에너지 밸류 체인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양사의 결합으로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도 확대돼 수출 판로도 크게 넓어진다”며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제품인 잠수함과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인수 최종 마무리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남은 인수 과정을 성실히 이행해 내년 상반기 중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 인수까지는 방산업체 매매 승인, 기업결합 심사 등 국내외 인허가 취득에 통상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지역 상생은 물론 수출 확대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는 한편 빠른 시간 안에 경영 정상화를 이뤄 조기 흑자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6주간의 정밀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의 기술력과 우수한 맨파워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관계기관, 채권단,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통해 남은 인수 절차를 잘 마무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대우조선해양 인수 ‘대환영’
조선업계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환영을 뜻을 밝혔다.
조선업계는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회복한다면 ‘빅3’ 간 공정한 경쟁 구도가 이뤄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가 수주의 90%가량을 독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조선업 선박 부문 시장점유율 1위는 한국조선해양(53.1%)이고 뒤를 이어 삼성중공업(26.1%), 대우조선해양(17.9%) 순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 계약 체결이 조선업계간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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