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發' 라면 가격 줄줄이 인하 전망...정부, 식료품 값 인하 압박

홍선혜 기자 2023-06-28 10:16:37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추경호 부총리가 국제 밀 가격 하락을 강조하며 언급한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에 대해 라면업계가 백기를 들었다. 농심을 시작으로 내달부터 라면업계가 가격을 내릴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라면업계들의 가격 인하 이후 과자, 빵 등 다른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움직임도 주목된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농심은 13년 만에 라면가격을 인하했다. 2010년 2월 농심은 밀가루 가격 인하에 따라 안성탕면, 신라면, 육개장사발면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2.7∼7.1% 내린 바 있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라면판매대 모습. / 사진=연합뉴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국민라면과 국민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라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내린다. 삼양라면은 5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4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인하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한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뚜기 역시 가격 인하를 검토중이다.

밀가루 가격 인하 압박...식품업체 제품 가격 인하하나

라면뿐만이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업체를 소집해 하락한 밀수입 가격을 밀가루 가격 책정에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 통계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밀 가격은 t당 227.7달러(29만 6123.85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9.2달러(54만 5,085.76 원) 대비 45.6% 하락했다. 이에 제분업계는 다음 달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분업계가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면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빵, 제과업계의 원재룟값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지난 2010년 식품업체들은 원재료값 하락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내리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당시 과자 7개 제품 가격을 4∼14% 인하했고, 크라운해태 역시 참크래커와 아이비의 가격을 10∼12% 내렸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브랜드도 빵 값을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여름철을 앞두고 편의점 4사가 내달부터 아이스크림과 캔 커피 등의 가격을 최대 25%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는 우유 원유값 인상이 예정돼 있어 식품 가격 조정의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사룟값 인상 등으로 최근 낙농가의 생산비가 상승했고 원유 가격 인상은 기정사실이 됐다. 생산비는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 인상은 현재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의 원유 기본 가격이 L당 49원 인상되자 흰 우유 제품 가격은 10% 안팎으로 올랐고, 아이스크림 가격은 10∼20%대로 인상됐다.

다만 농식품부가 낙농제도를 개편해 올해부터는 원유 가격 인상에 생산비뿐 아니라 시장 상황도 반영하게 해 인상 폭을 내렸다. 아울러 국내의 경우 빵류, 과자류 등의 원료 중 우유의 비율은 각각 5%, 1% 수준인 만큼 이런 가공식품에서는 원유 가격 인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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