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밀가루 음식 찾는 이유는?…배달앱, '장마 특수' 기대

배달 업계, 장마와 폭염 날씨로 감소추세 배달 수요 증가 예상
황성완 기자 2022-06-30 14:28:46
김치전 이미지 /사진=황성완 기자
김치전 이미지 /사진=황성완 기자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비가 오면 파전에 막걸리가 국룰' 한국인들은 비가 오는 날이면 파전에 막걸리를 유독 찾는다. 또 전이나 수제비, 칼국수 등 밀가루를 즐겨 먹는다. 재미 있게도 증권가에서 이러한 내용을 분석했는데, 장마철에는 빈대떡과 수제비 집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철을 맞아서 이러한 밀가루 음식 수요가 늘면서, 배달 시장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장마철' 소비자들, 전·빈대떡·칼국수·수제비 등 밀가루 음식 선호

30일 KB증권이 개인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간 서울시 강수량에 따른 업종별 매출 분석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밀가루 음식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2019년 6~8월 사이 하루 강수량이 10㎜을 넘는 날에는 그렇지 않은 날보다 빈대떡집 매출 건수가 34% 증가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46%, 45%로 각각 늘었다. 이와 함께 수제비를 파는 식당도 2019년과 2020년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의 주문이 다른 날보다 각각 26%, 18% 많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여름 장마가 시작하면서 비 오는 날 카드 매출 데이터를 섬세하게 분석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비가 오는 날에 밀가루를 찾게 되는 이유는 단지 기분 탓이거나 한국인의 특성 때문만은 아니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들어 사람들이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 이럴 때 파전 속의 파, 밀가루, 해물 등의 재료는 일시적인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밀가루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도록 도우며, 우리 몸의 탄수화물 대사를 높여 일시적으로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세로토닌 구성에 필요한 아미노산과 비타민B군도 밀가루에 함유돼 있다. 비 오는 날에 파전을 먹는다면 해산물이 든 해물파전을 먹는 게 기분 완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해산물에는 피로 회복과 기분 완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B1이 풍부하다. 파 속 ‘황화아릴’이라는 물질이 비타민B1의 흡수율을 높이고, 갑각류의 소화와 흡수를 돕기 때문에 함께 먹는 게 좋다. 또한 해물파전에서 많이 사용되는 오징어는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모바일 인덱스가 분석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6월 배달앱 이용자 수는 줄고 외식앱 이용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모바일인덱스
모바일 인덱스가 분석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6월 배달앱 이용자 수는 줄고 외식앱 이용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모바일인덱스
배달 업계, 장마로 발걸음 돌린 소비자 마음 되찾나...'기대'

배달 업계는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을 성수기로 꼽은 만큼, 이러한 과학적 효과로 인해 배달비 인상으로 발걸음을 돌린 소비자들을 잡을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가 오면 외식 수요가 줄어들고, 집에서 음식을 배달 시켜 먹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배달 앱 관계자는 "이번 장마와 7~8월경 여름 폭염 등 날씨로 인해 배달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달 18~24일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총 이용자 수는 5047만5131명으로 지난달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배민 하루 평균이용자는 지난달 대비 9%, 요기요는 16%, 쿠팡이츠는 18%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증하면서 최대 수익을 얻었던 배달앱 시장이 최근 들어 성장세 둔화를 보인 것이다. 이는 엔데믹에 따라 야외활동 증가와 치솟은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 반발심이 원인으로 주목됐다. 늘어나는 배달 수요에 따른 라이더 수급 경쟁, 이로 인한 배달료와 수수료 증가가 계속되자 소비자 사이에서 '탈 배달앱' 움직임도 관측된 바 있다.

지난해까지 2000원하던 배달비가 2021년 이후 3000원까지 오르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배달 앱별 배달비 조사 결과에도, 배민1 입점 음식점의 배달비는 지난 3월과 비교해 300~2000원 추가 인상됐다.

배달비와 관련해 업계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수료에 대한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1만원 짜리 주문이 들어오면 배민이 가져가는 수수료 수입은 680원이 전부이며 나머지 배달비는 모두 배달 대행업체가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 라이더들의 수가 줄어듦에 따라 라이더를 찾기가 힘들고, 그만큼 가치가 올라 배달비가 증가했다"며 "업계는 소비자들의 인상된 배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월 한달간 최대 1만원까지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 중"이라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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