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독일에 42조원 투자…“아시아에 잃은 반도체 시장 찾겠다”

애초 투자 액수 2배 이상 늘려…독일 정부 100억유로 보조금 지원
인텔, 반도체 제조법 전환 실패 지적…삼성전자·TSMC에도 밀려
신종모 기자 2023-06-20 17:36:19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반도체공장 확장에 300억유로(약 42조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인텔의 이번 투자는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성과 미비로 위기에 큰 빠졌다. 업계 후발주자인 엔비디아에 주식 시가총액이 8배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텔은 현재 아시아 기업인 삼성전자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도 밀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산업을 아시아에 잃었다”며 “이를 되찾으려면 우리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겔싱어는 지난 2021년 인텔의 문제에 대해 “반도체 제조법 전환의 실패”라며 “리더십과 사람, 방법론 등과 관련해 단호한 대처가 필요한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가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독일 총리실에서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 반도체공장 확장에 300억유로를 투자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독일 슈피겔에 따르면 애초 인텔이 마그데부르크에 170억유로(23조 9000억원) 규모로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독일 정부는 68억유로의 보조금을 약속했다. 

하지만 인텔이 투자 액수를 2배 이상 늘리면서 독일 정부도 100억유로 가까이 지급하기로 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오른쪽)와 펫 겔싱어 인텔 CEO(왼쪽)가 19일(현지시간) 독일 총리실에서 투자 협약 서명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숄츠 총리는 이날 “인텔과의 이번 합의는 독일이 첨단기술 생산기지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하다”며 “이번 투자로 우리는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를 따라잡고 자체 반도체 개발·생산능력 생태계를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독일과 유럽연합(EU)에 생동적이고 지속가능한 선도적인 반도체산업을 위한 미래상을 달성하게 해준 독일 정부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인텔은 독일 이외에도 폴란드 남서부 도시 브로츠와프 인근에 반도체 생산 및 테스트 시설 건설을 위해 46억달러(약 5조 9059억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인텔은 아일랜드에서 120억유로를 투자한 웨이퍼 공장이 가동 중이다. 여기에 독일과 폴란드 공장까지 건설되면 유럽에만 3개의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인텔은 유럽에 그치지 않고 중동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발표에 따르면 인텔은 이스라엘 남부 키르얏 갓의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해 2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21년 인텔이 공개했던 100억달러 투자 계획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다.

다만 이번 투자와 관련해서는 아직 내용은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가운데 EU의 비중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EU ‘반도체법(Chips Act)’을 발의했으며 이달 초에는 유럽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반도체 연구프로젝트에 공공자금 80억유로 지원을 승인했다. 

민간자금 137억유로를 더한다면 총지원 규모는 약 220억유로에 달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