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中모터쇼 각기 다른 콘셉트로 출전...고성능과 전동화

현대차는 퍼포먼스 중심의 내연기관으로 전시관 구성
기아는 전동화 중심으로 전시관 구성
박재훈 기자 2023-04-18 06:34:05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현대차그룹의 두 브랜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국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중국에서 열리게 될 상하이모터쇼를 그 무대로 정했다. 글로벌 3위로 성장한 현재 내수시장에서 자국산 브랜드 점유율이 높은 중국시장에서 상품력을 무기로 돌파하겠다는 심산이다.

주목되는 것은 현대차와 기아를 나누어서 투 트랙(Two-Track)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을 기아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시할 것으로 예고했는데, 이는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방향을 암시한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2021년 열린 상하이모터쇼 / 사진=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는 18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23상하이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각각 중국 시장 전략 모델을 공개 후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발표한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다른 콘셉트로 전시관을 꾸린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상위 라인업인 N브랜드(이하 N라인)를 8종 전시하면서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했고, 기아는 EV5, EV9 콘셉트카를 공개해 전동화 브랜드로 리브랜딩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 ‘엘란트라 N TCR(아반떼 N TCR)’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이번 상하이모터쇼의 주역으로 고성능차를 선택했다. 현대차는 N라인 진출을 공표하고 더 뉴 엘란트라 N디자인도 상하이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상하이모터쇼 현대차 전시관에는 20대의 전시모델 중 N라인 모델이 8개가 들어가 있다. N라인 이외에는 수소차 넥쏘, 아이오닉6를 포함한 친환경차 3대, 승용차 3대, RV차 3대를 전시한다. RV 신차인 무파사를 제외하면 그 외의 차종들은 기존 현대차의 라인업을 보여주는 것과 동일하다.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인 N라인을 중심으로 구성한 것은 현대차의 자신감으로도 해석된다. 전기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애국소비 성격이 강한 중국시장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상품력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기아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시를 꾸렸다. 기아는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할 콘셉트카 2대를 EV5, EV9등의 전기차로만 구성했다. 콘셉트카라는 성격상 앞으로 중국 시장 전략이 전동화로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다.

기아의 상하이모터쇼 전시관에는 전기차 콘셉트카 2대를 포함해 EV6 GT모델도 4대나 들어가있다. 이외 전시모델이 셀토스 2대와 K5, K3, 스포티지, 카니발 각각 1대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동화에 집중한다는 기아의 전략이 드러난다.

기아는 지난달 20일 중국에서 개최한 기아EV데이에서도 전동화 계획을 발표했었다. 당시 송호성 사장은 "기아는 혁신적인 전기차 모델과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높은 기대치를 가진 중국 고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전기차 티어(Tier)1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펼필 현대차그룹은 올해가 중국시장에서 재도전을 하는 기점이 될 예정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 2016년 179만2001대였으나,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이후 2019년 90만8828대, 작년에는 33만9003대로 감소했다. 현재 중국 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이다.

기아 EV9 / 사진=기아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미약하게라도 실적을 반등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올해는 중국사업을 정상화해야하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고, 송호성 기아 사장 역시 "전기차로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 상품력이나 제품력을 갖고 경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상반된 상하이모터쇼 콘셉트는 향후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투 트랙 체제를 전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상하이모터쇼와 비슷한 전시관 콘셉트를 선보였다.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대차는 소나타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아반떼, 캐스퍼 등 내연기관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렸고 기아는 EV9을 중심으로 전동화에 집중한 공간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자국 소비가 강한 나라라 전기차든 내연기관차든 판매량이 늘기만 하면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현대차와 기아의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내연기관 점유율과 전기차 점유율을 모두 챙기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