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반도체 업계, '챗GPT'로 반전 노리나

GPU 수요 증가…고성능 메모리 HBM 동반 성장 기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챗GPT 주목…고성능·고용량 메모리 개발
신종모 기자 2023-02-27 10:43:21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역대급 불황을 겪는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챗봇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기대만큼의 수요 창출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불황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챗GPT에 주목하고 있다.

챗GPT 등 AI 분야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이 대거 탑재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AI 수요 증가에 대비해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메모리 수요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주력 메모리 제품들.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현재 HBM-PIM(Processing-in-Memory), AXDIMM(Acceleration DIMM), CXL(Compute Express Link) 등 다양한 시스템 아키텍처를 지원할 수 있는 차세대 D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대화형 AI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고대역폭, 고용량, 고효율 메모리 등을 통해 다양한 새로운 플랫폼과 상호진화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등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HBM2E와 HBM3 분야에서 회사는 시장 점유율 초격차 1위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지금 AI 시대가 본격화하는데 최근 화제의 중심인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빅테크 기업이 AI 챗봇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이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와 증권가는 챗GPT가 당장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전방위적인 수요 부진으로 인해 메모리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또 AI 수요가 전체 반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는 이유다.

현재 챗GPT의 최대 수혜기업은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의 GPU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