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 열풍에 돌아선 게임사들…AI 사업 개발 집중

엔씨소프트·크래프톤, AI 개발 200명 투입 및 '딥러닝' 주력
넷마블·컴투스, 모두의마블2 : 메타월드 상반기 출시…'메타버스' 사업 지속 투자
황성완 기자 2023-02-20 10:41:50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오픈AI가 개발한 '챗 GPT'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신사업으로 '메타버스(METAVERSE)' 사업을 추진하려던 게임사들이 방향을 바꾸고 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입었던 해당 사업이 올해는 엔데믹으로 돌아서면서 시장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메타버스 사업을 내려두고 신사업으로 인공지능(AI) 사업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를 보면 메타버스는 지난해 2월 정점을 찍은 뒤 지속 하락하고 있다. 2022년 2월 검색량을 100으로 봤을 때, 같은 해 10월 49로 떨어진 뒤 이달 23으로 급감했다. 1년 사이 검색량이 70% 이상 감소했다. 반면, 이달 기준 1년 전과 비교해 AI 검색은 60% 증가했다. 챗GPT가 주목받으면서다.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게임사들 역시 이러한 추세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이미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게임 제작 과정에 관련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으며 AI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꾸려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챗 GPT가 흥행하기 이전부터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게임사 최초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술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AI R&D 조직을 만들어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며, 12년이 지난 올해는 NLP(자연어처리)센터와 AI센터를 바탕으로 전문 인력 200여명을 확보하는 거대한 조직으로 확대됐다. 이밖에 게임AI랩과 스피치랩, 비전AI랩, 언어AI랩, 지식 AI랩 등 산하에 5개 연구 조직을 갖추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열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부 R&D 조직에서 챗GPT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며 "게임 제작과 콘텐츠 창작에 활용하고 조금 더 확장하면 챗GPT와 같은 언어모델이 스토리와 캐릭터를 창작하고 인터랙티브 게임에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나아가면 이미 보유한 3D 캐릭터 제작 기술, 대규모 접속 게임 운용 기술과 결합해 사용해 몰입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R&D를 이어가고 있는 '디지털 휴먼'까지 연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운영 중인 배틀그라운드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도 올해 신사업 분야인 딥러닝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8일 진행된 4분기·연간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챗GPT의 활용성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며 "딥러닝 본부에서 게임 제작 전반의 효율성과 보편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과 AI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게임성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김 대표가 직접 방향 제시, 정책 수립 등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며 AI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올해는 80여명 규모로 딥러닝 조직을 확대하는 등 인재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특히 화면을 인식하고 자연어로 대화하면서 사람과 같이 게임할 수 있는 AI '버추얼 게임 프렌드'를 제작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이를 게임 내·외적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는 게임 제작과 버추얼 프렌드 개발에 필요한 NLP, STT(음성인식)·TTS(음성합성) 등의 딥러닝 기술을 연구 개발 중이다.
넷마블이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사진=넷마블

지난해부터 올해 신사업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였던 넷마블과 컴투스는 예정대로 메타버스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AI 연구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넷마블은 메타버스를 게임에 접목한 신작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적자전환한 넷마블은 신작을 통해 반등에 나설 계획이였지만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감하며 향후 행방에 주목되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지난 2014년부터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넷마블의 AI 개발 궁극적 목표는 '사람과 함께 노는 지능적인 AI'를 만드는 것으로, 게임 내에서 AI가 이용자 플레이 수준과 패턴을 분석해 적절한 난이도의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게임 플레이 도중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대전 스킬을 발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2018년 AI 기술의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자 전담 연구 조직인 AI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강화학습 기반의 게임 플레이 봇, AI 기반 음성 명령 기술, 기계번역 기술, 게임 이상탐지 시스템, 광고 사기 탐지·마케팅 최적화 등을 연구한다.

지난 2021년에는 열린 세계 그래픽 기술 분야 컨퍼런스 '시그라프 아시아'에서 음성 대사 감정을 자동 인식해 안면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기술의 핵심은 시스템 상에 음성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음성 대사에서 감정을 분석·추출해 감정에 맞는 자연스러운 얼굴 표정과 립싱크 애니메이션을 게임 캐릭터에 적용하는 것이다.
컴투스 컴투버스의 협력 중인 협력사들

컴투스도 지난해까지 게임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미디어 콘텐츠 계열사 인수, 메타버스 전문 조인트 벤처 컴투버스 설립 등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게임 사업 부문의 '1000억 클럽' 타이틀 확대, 미디어 밸류체인을 토대로 다양한 드라마 라인업으로 미디어 콘텐츠 부문 실적 개선을 노릴 예정이다. 아울러, 오픈 월드 기반의 글로벌 메타버스 컴투버스의 메타버스 오피스 서비스 상용화 등을 통해 신규 사업의 투자 결실을 거둬 전 사업 부문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컴투스 관계자는 "예정대로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다만 이용자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