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물결에 엔씨도 동참...'디지털 휴먼' 사업 확장

2011년 AI 사업 시작…이제희 서울대 교수 포함 AI 전문 인력 200여명 확보
홍원준 CFO "챗GPT 모델 게임에 활용할 것…디지털 휴먼 연결, 궁극적 목표"
황성완 기자 2023-02-16 10:10:04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산업군들은 인공지능(AI) 챗봇 개발에 매진 중이다. 게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게임사들은 AI를 게임 제작에 활용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는 좀 더 유저들이 게임을 할 때 몰입감과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엔씨소프트는 챗GPT가 주목받기 전부터 이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했고, 지속적으로 AI 기술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엔씨소프트 게임업계 최초로 AI 기술 도입…"전문 인력 약 200명으로 조직 확대"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챗 GPT를 개발한 오픈AI보다 먼저 AI 기술을 도입했고, 앞으로도 기술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AI 연구개발(R&D)' 조직을 만들어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며, 12년이 지난 지금 NLP(자연어처리)센터와 AI센터를 바탕으로 전문 인력 약 200명을 확보하는 거대한 조직으로 확대됐다. 이밖에, 게임AI랩 과 스피치랩, 비전AI랩, 언어AI랩, 지식 AI랩 등 산하에 5개 연구 조직을 갖추고 있다.

회사는 업계 최초로 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한 AI 다중 전투 콘텐츠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도입했다. 강화 학습은 주어진 환경 속 행동에 따른 보상과 벌점을 부여해 스스로 방법을 탐색하도록 하는 기계학습 방법으로, 이 기술은 2016년 이세돌을 상대로 승리한 '알파고'에서도 적용된 바 있다.

'리니지 리마스터'에서는 수십 명 단위의 AI 혈맹이 사냥터를 침공하며 사람과 같은 지능적인 전략을 보여준다. 이용자가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1대1 존으로 유인하면 이를 간파해 다른 적을 찾아가거나, 강한 상대를 만나면 유리한 전투 환경을 만들기 위해 좁은 방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에서도 AI 캐릭터와 1대1 대전을 벌이는 '무한의탑'을 추가해 신규 이용자들의 전투 진입 장벽을 해소했다. 최근 엔씨는 이러한 플레이어 간 경쟁(PvP)뿐 아니라 조력을 통한 협력(PvE) 관계의 인공지능 에이전트 개발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엔씨소프트

AI 모델로 게임 개발 사업 중점 투자…"'디지털 휴먼' 연결이 궁극적 목표"

엔씨소프트는 해당 조직과 연구 인력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중형 모델로 실험을 마쳤고 향후 규모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특히 챗GPT와 같은 AI를 연구 중으로, 이를 게임 제작과 콘텐츠 생산에 활용해 차별화된 몰입감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열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부 R&D 조직에서 챗GPT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며 "게임 제작과 콘텐츠 창작에 활용하고 조금 더 확장하면 챗GPT와 같은 언어모델이 스토리와 캐릭터를 창작하고 인터랙티브 게임에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나아가면 이미 보유한 3D 캐릭터 제작 기술, 대규모 접속 게임 운용 기술과 결합해 사용해 몰입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R&D를 이어가고 있는 '디지털 휴먼'까지 연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휴먼과 관련해 사업을 중점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4월 이제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최고연구책임자(CRO)로 영입해 애니메이션 및 AI R&D 조직을 맡겼다. 이 교수는 컴퓨터 그래픽스 및 애니메이션 분야 석학으로 2003년부터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물리 기반 동작 제어, 데이터 기반 동작 학습 및 생성, 사실적인 인체 모델링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고, 한국컴퓨터그래픽스학회 회장 및 SIGGRAPH Asia 2022 Technical Papers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근골격계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 바 있는 인물이다. 

엔씨는 주도적이고 자연스러운 대화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 휴먼 기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휴먼을 위한 대화 엔진에는 혐오 표현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AI 윤리 기술도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자체 대화 AI 엔진 구축도 진행 중이다. △대화기술 △거대 언어 모델 △자연어 이해 △언어 데이터 R&D 등이 연결된 기술이다. 실제 인간처럼 상대와의 관계를 고려해 페르소나를 장착하고 정서적인 반응까지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엔씨는 지난 2011년 게임업계 최초로 AI 기술을 사업에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이 기술과 관련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휴먼과 관련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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