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창립 70주년 김승연 회장 “늘 새로워지자” 강조
2022-10-11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한화그룹이 13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이 세계 4위 조선업체인 대우조선을 인수함에 따라 재계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26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80조 3880억원 규모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484조원), SK그룹(292조원), 현대차그룹(258조원), LG그룹(168조원), 롯데그룹(122조원), 포스코그룹(96조원) 등에 이어 재계 7위다.
재계 순위 39위인 대우조선의 자산총액은 약 12조 224억원(6월 기준)이다.
특히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면 자산총액은 92조원대까지 불어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재계 순위에는 변동이 없으나 6위인 포스코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다만 대우조선의 낮은 재무 건전성이 걸림돌이다.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676%에 달하며 최근 10년간 누적 순손실이 7조 7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화그룹은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을 점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된다면 경영실적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2조 8361억원, 영업이익 2조 9279억원, 당기순이익 2조 16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9.0%, 205.6% 상승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 자회사가 호실적을 거두며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우조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 4866억원, 영업손실 1조 1547억원, 당기순손실 1조 69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36.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실적 악화는 지난 2~3년간 저조한 수주로 인한 매출 급감과 강재를 포함한 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약 1조 3000억원 상당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종합방산·그린에너지 메이저’ 도약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7월 사업군 통합과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한화그룹은 기존 3개 회사에 분산돼 있던 한화그룹 방산사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각 사에 분산돼 있던 글로벌 사업역량을 통합해 해외수출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오는 2030년까지‘글로벌 방산 톱10’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한화그룹 지주사격인 ㈜한화도 방산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매각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해 ㈜한화·모멘텀(舊 ㈜한화·기계)의 사업역량을 확대 강화한다.
한화임팩트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화임팩트는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넓히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사 사업군 통합과 100% 자회사의 합병 등 사업재편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번 재편에 앞서 한화그룹 내 화학 및 에너지 사업 회사들도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을 진행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 인수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부회장, 미래 사업 전략 수립·이행 본격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에 앞서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는 한화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축인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초석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기존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더해 ㈜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함께 맡는다.
특히 김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를 맡아 한화그룹 우주사업 종합상황실 ‘스페이스허브’를 지휘하고 있다.
그동안 김 부회장은 스페이스허브-KAIST 우주연구센터 설립, 한화시스템의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 투자와 이사회 참여권 확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75톤급 엔진 제작 성공 등 우주사업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대우조선 인수로 김 부회장은 방산, 우주항공 분야,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 미래 사업 전략 수립과 이행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동시에 김 부회장 중심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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