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이재용·신동빈 복권...이명박·김경수 등 정치인 제외
2022-08-12
[스마트에프엔=김효정 기자]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패는 인사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권을 넘겨준 빌미가 된 정책분야는 특히 부동산으로, 이는 인사 실패에 그 원인이 있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설계하고 지휘했던 청와대 정책실장, 관련 수석, 집행을 총괄했던 장관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인사가 없었다는 게 정설이다.
이유는 명백하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역할일수록 코드 보다는 자질과 역량에 무게를 둔 인사를 해야 하는데 문 정부의 선택은 ‘거꾸로’ 였다. 정작 현장에는 인재가 차고 넘치는데, 정권과의 친소관계, 이해관계에 몰입돼 비전문가들을 중용하니 실패의 수렁에 빠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사실패로 정권이 바뀌었다. 하지만 바뀐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100일이 지났지만 적어도 인사문제에 있어서는 달라진 모습을 찾아볼수 없다. 내편, 우리편이라는 이유로 전문성은 철저히 무시한 채 코드 인사와 낙하산 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오죽하면 집권 초기 20%대 지지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사 실패’가 꼽힐까.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인사 실패’가 대통령실이나 정부부처 장차관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선거캠프나 인수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전문성은 도외시하고,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사례가 곳곳에서 생기고 있다.
최근 대표이사를 공모하고 있는 한국벤처투자에도 인수위원 출신 2명이 지원했다, 바른정당 출신으로 유승민계에 몸담았던 K씨는 탈당과 복당을 거듭해온 정치인으로 인수위원회를 거쳤지만 벤처금융에 대한 전문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 한명의 지원자인 Y씨는 아이러니하게 19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 인재영입 1호로 ‘사람중심 4차산업혁명’ 기본틀 설계자로 알려졌다. 역시 벤처금융과는 거리가 먼 IT전문가이다.
여기에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알박기 논란은 점입가경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번 대표이사 공모를 앞두고 직전 정부에서 임명된 3명의 사외이사가 사장추천위원회에 참여가 가능하도록 지난 6월 사규를 개정했다. 이는 전 정부에서 임명된 사외이사가 현 정부 공공기관 대표이사 선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으로 전형적인 ‘인사 알박기’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사외이사들이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또 다른 K교수를 전폭적으로 밀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2일 열린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면접심사에서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수위 출신 두 명의 지원자와 중기부 국장 출신 등 5명이 공공기관장 임명을 위한 인사검증대상자 숏리스트 5명에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면접을 통과한 나머지 2명의 지원자도 벤처금융업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증권사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낙하산과 알박기가 현장의 전문가를 이겼다고 술렁대고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상식적이지 않은 행태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하공공기관의 규정 개정은 주무부처와의 협의와 승인이 필수적이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현 정부의 공공기관장 선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규정 개정이 그것도 대표 선임 절차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차관 등 고위직의 승인이나 묵인 등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다.
벤처금융은 2020년 벤처촉진법 제정을 계기로 이제 막 산업으로서 싹을 틔우고 발전하는 수준이다. 걸음마 단계에서 벤처금융 현장 전문가를 외면하고 낙하산과 알박기가 뒤섞인 비전문가 중에서 벤처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선임된다면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인사의 가장 큰 가치는 공정과 상식이다. 더욱이 인사 문제로 지지율 하락의 위기에 서 있는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의 눈으로 한국벤처투자의 대표 선임을 둘러싼 논란을 들여다보고,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인사는 만사’고 ‘답은 현장에 있다’는 건 만고의 진리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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