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복심' 박정림 KB증권 대표 '중징계' 처분에 차후 행보 촉각

연임 결정 앞두고 금감원 징계 여파에 주목
정우성 기자 2020-11-12 14:08:25
박정림 KB증권 대표 (사진=KB금융)
박정림 KB증권 대표 (사진=KB금융)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대표들이 징계를 받았다. 현직 대표로는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가 포함됐다. 2018년 취임해 2년 임기가 다가오는 박 대표는 연임 결정을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여성 최초 증권사 CEO인 박 대표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금융권 ‘유리천장’을 뚫고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KB국민은행 부행장이 된 인물이다.

금감원은 10일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박 대표에게 '문책경고'를 내렸다. 이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징계가 확정되면 3년간 금융권에서 취업이 제한된다. 아직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금융위원회 의결 과정이 남아있어 한 가닥 희망은 있지만 일단 발목은 잡혔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임기를 3년 이상 보장해왔다. 박 대표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라임 사건이 터지기 전만 해도 박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은 아주 컸다. 이미 내부에서는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불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증권업계 최초 여성 CEO의 불명예 퇴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분명 있다.

물론 연임 밀어붙이기는 가능하다. 금융위 의결로 내년 초 중징계가 실행되더라도, 효력정지가처분을 비롯한 소송으로 이를 다툴 수 있다. 그러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수 있다. KB금융그룹이 이런 부담감을 안고서라도 박 대표와 함께 갈 것이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결국 KB증권의 ‘실적’에 답이 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라임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2차 제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라임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2차 제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B증권은 올해 3분기에도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금융그룹 소속 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늘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1조4,644억원으로 2분기보다 22.08% 늘었다. 순익은 2,084억원으로 37.6%나 전 분기보다 늘었다. 자산관리(WM) 전문가인 박 대표가 이끌면서 영업력이 강화된 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B증권은 박 대표 지휘 아래 경영을 효율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뤄내기도 했다. 또한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고 연임 결정을 하기에는 금융당국과 날을 세우게 되는 모양새가 부담일 수 있다. KB의 결정에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KB금융지주 자본시장부문장도 겸직하고 있는 박 대표는 국민은행 WM사업본부장 전무, 리스크관리그룹·여신그룹·WM그룹대표 부행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서 금융권 경력을 시작했다.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던 박 대표는 1992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금융권에 돌아왔다. 조흥경제연구소, 삼성화재를 거쳐 2004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박 대표는 과거 자신을 "매년 1년씩 연장하는 계약직의 삶을 살았다"면서 "임원이 되니 계약 기간이 2년이 돼서 좋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 언론이 선정한 대학생이 뽑은 닮고 싶은 CEO로 선정되기도 했던 박 대표가 유리천장을 뚫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듯이 이번 위기도 돌파할지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왼쪽 일곱번째)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 아홉번째)이 지난 1월 'ESG 이행원칙'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박정림 KB증권 대표(왼쪽 일곱번째)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 아홉번째)이 지난 1월 'ESG 이행원칙'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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