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원인규명 열쇠 '엔진'…둔덕 흙더미에 파묻혀
2025-01-03
국토교통부는 7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기가 사고 당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간 관제사의 경고와 생존 승무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조류 충돌이 사고의 최초 원인으로 지목돼왔는데 조류 충돌 발생 사실을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승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사고조사단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엔진에서 깃털이 발견됐다"며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조류충돌이 있다고 바로 엔진이 고장나는 것은 아니다"며 "조류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은 되지만 양쪽 모두에서 일어났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 한쪽 엔진은 확실히 버드 스트라이크가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사고의 원인 중 하나가 조류 충돌이라는 점은 명확해졌다. 다만 조류충돌 이전에 엔진 이상 등 기체결함이 있었는지, 양쪽 엔진 모두 조류충돌이 발생한건지, 조류충돌이 엔진고장의 직접적 원인이 됐는지 여부는 앞으로 밝혀야할 부분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당시 영상 등을 통해 양쪽 엔진 모두 이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조위는 사고 원인을 밝힐 또 다른 열쇠인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 데이터 분석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FDR은 지난 6일 미국으로 이송됐다.
이 단장은 "미국 시간으로 6일 오전부터 FDR 자료 인출을 시작했고 자료 인출이 진행되면 초기단계 분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료인출 과정에서 FDR에 담긴 데이터 손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최대 3일 이내에 데이터 인출 작업은 완료된다.
이 단장은 "블랙박스 손상 정도에 따라 인출 및 분석기간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데 일단 데이터 인출부터 분석까지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FDR 분석이 완료되면 현재 완료단계인 음성기록장치(CVR) 녹취록과 관제탑과의 교신내용, 폐쇄회로(CC)TV 등을 분, 초 단위까지 맞추는 작업이 진행된다. 사조위는 이 과정이 길면 몇 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안국제공항 폐쇄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을 재개하려면 참사로 파손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를 다시 설치해야 하는데, 로컬라이저 설치 규정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무안공항은 오는 14일 오전 5시까지 잠정 폐쇄된 상태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로컬라이저 재설치 시점은 부서진 부분을 어떻게 다시 복구할 것이냐와 관련이 있다"면서 "로컬라이저를 정밀접근 방식으로 설치할 것인지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 실장은 "로컬라이저 재설치와 공항 운항 재개 여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로컬라이저 재설치 공사가 길어질 경우 폐쇄 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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