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단 하루 남겨둔 12월 31일, 본보는 다사다난했던 올해 금융업계 주요 이슈를 '2024 금융결산①·②'를 주제로 한 두 기사로 정리한다. 기사①에서는 ▲잇따라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역대급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170조원 규모로 성장한 ETF 시장 등을, 기사②에서는 ▲마침내 이뤄진 금리인하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 ▲불안했던 부동산 PF 부실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으로 인한 경제 상황 등을 다뤘다. [편집자주]
◆ 마침내 이뤄진 '금리인하'...예대금리차는 '기대이하'
2024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며 금융 시장에 변화를 불러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은행 예대금리차는 확대되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됐다.
코로나19 여파로 0.50%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2021년 8월부터 9차례 연속 인상돼 2023년 1월 3.50%에 도달했다. 이후 한국은행은 13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다가 올해 인하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18일 기준금리를 4.75%에서 4.50%로 0.25%포인트 낮췄다. 같은 해 9월과 11월에도 각각 0.5%포인트와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 예대금리차는 확대됐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00~1.27%포인트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1.27%포인트 ▲NH농협은행 1.27%포인트 ▲하나은행 1.19%포인트 ▲우리은행 1.02%포인트 ▲신한은행 1.00%포인트 순이었다.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모두 1%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2023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축소되지만 올해는 이례적 양상이라는 평가다. 그 배경으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인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한국은행은 내년 1월16일, 새해 첫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 최고가 경신한 비트코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2월17일 오후 11시 30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8357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가상자산 행보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대규모 매수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트럼프는 12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비축과 유사한 가상자산 비축 계획을 추진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 및 유지 방침을 언급한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고 있거나 앞으로 획득할 모든 비트코인을 100% 유지하는 것이 우리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비트코인 비축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대규모 비트코인 매수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2월16일부터 22일까지 약 5262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총 매수 금액은 약 5억6100만달러이며 평균 매수가는 10만6662달러다. 이번 매수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총 비트코인 보유량은 44만4262개로 이는 전 세계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약 2%에 해당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금의 대안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 보유 전략을 통해 시장 유통량을 줄이고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매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추가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 부동산 PF 부실 우려 확대
제2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3분기 금융권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512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505조2000억원) 대비 7조1000억원, 2023년 3분기(493조원) 대비 19조3000억원 상승했다.
비은행권의 건설업 연체율은 8.94%, 부동산업 연체율은 6.85%로 이는 2023년 3분기 대비 각각 4.13%포인트, 2.85%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건설업 24%, 부동산업 20.38%로 전년 동기 대비 16.69%포인트, 14.4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비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부동산시장 부진 ▲사업 지연 시 건설·신탁사로의 부실 전이 가능성 등을 부동산 PF의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한국은행은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면 PF 리스크는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지방과 상가 등 비주택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해 PF 사업장의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PF는 시행사의 낮은 자기자본 비중 탓에 차입금과 선분양 대금 의존도가 높아 자금 조달 금리와 분양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국가적 위기 초래
윤석열 대통령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환율, 주식시장, 가상자산 시장 등 국내 경제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환율은 급등했다. 3일 1405.5원으로 시작한 환율은 비상계엄 발표 이후 급등해 4일 오전 12시20분에는 1442.0원까지 올랐다. 이는 2022년 10월25일(장중 고가 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의 최고치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이후 환율 상승세는 둔화됐으며 4일 오전 2시 기준 142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급격한 변동으로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등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은 일시적으로 환전 및 해외 송금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변동성을 이어가며 30일에는 1472.5원으로 마감하며 연말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식 시장도 큰 변동을 겪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44% 하락한 2464.00에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는 1.98% 내린 677.15로 마감했다. 주요 종목 중 삼성전자는 0.93% 하락한 5만31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현대차(-2.56%), 셀트리온(-2.09%), LG에너지솔루션(-2.02%) 등이 하락했다. 반면 SK하이닉스(1.88%), 고려아연(8.37%)은 상승했다. 이후 연말로 갈수록 추가 하락세가 이어져 30일 기준 코스피는 2399.49, 코스닥은 678.19에 마감했다.
당시 가상자산도 급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일 오후 11시 9만3722달러까지 하락했으나 4일 오전 4시27분 계엄 해제 발표 이후 6시간 만에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며 오전 8시 기준 9만6192달러로 반등했다. 국내에서는 역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났다. 역프리미엄은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이 해외 거래소보다 저렴하게 거래되는 현상이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8826만원까지 하락한 반면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는 약 1억3000만원대(9만3000달러대)에 거래됐다. 또한 비상계엄 발표 직후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거래소는 접속자 폭주로 서버 마비를 겪기도 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31일 오후 5시45분 기준 9만4114달러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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