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연말결산) 4년 여정 속 '메가 캐리어' 탄생…항공업계 판도 변화 예고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완료…메가 LCC 예고에 지각변동 불가피
티웨이·에어프레미아 장거리 이관에 남은 LCC 노선 확대 사활
김동하 기자 2024-12-24 10:42:33
2024년은 국내 항공업계에 의미있는 한 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쪼그라들었던 여객수가 회복됐고 인천공항은 연간 1억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메가 공항'에 진입했다. 가장 큰 이슈는 4년여 만에 성사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이다. '통합 대한항공'이란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의 등장으로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인천공항 4단계 제2여객터미널 확장 조감도./사진=인천공항공사


여객수 코로나19 대비 100% 회복

2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제여객은 23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동기 대비 100% 회복한 수치로, 전년 동기보다 21.3% 늘어났다. 지방 공항도 활기를 찾았다. 한국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 ▲김해 ▲제주 ▲청주 ▲대구 ▲무안 등 6개 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약 454만명으로 2019년 1분기 대비 85%까지 회복했다. 

이를 토대로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4단계 확장 공사를 마무리짓고 지난 3일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인천공항은 2017년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제2여객터미널의 규모를 넓히고 4번째 활주로를 추가하는 등 4단계 확장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인천공항 여객처리 능력은 7700만명에서 1억600만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홍콩공항(1억2000만명), 두바이공항(1억1500만명)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또한 세계 최초로 국제여객을 5000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도 2개로 확대됐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주기돼 있으며,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향후 메가 LCC 예고

올해 항공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완료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에 8000억원의 잔금을 지급하고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2일부터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통합 대한항공'은 항공기 총 238대, 매출 21조1000억원, 자산 42조8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7위 항공사로 부상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양사 임직원들에 '한 가족'을 당부하면서 화학적 결합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6일 담화문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한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한 가족이 됐다"며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는 믿음직한 가족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메가캐리어의 탄생으로 양사의 LCC(저비용 항공사) 자회사 합병도 이뤄질 예정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통합 진에어'로 합치게 된다. 이른바 메가 LCC가 탄생하게 되면서 내년 항공업계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티웨이항공 A330. /사진=티웨이항공


독점우려 노선 양도에 따른 LCC별 경쟁 심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은 유럽연합(EU)를 포함한 세계 14개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원회(EC)와 미국 법무부(DOJ)의 요구에 따라 국내 LCC 에어프레미아에 미국 5개 노선,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시작으로, 8월에는 로마와 파리, 9월에는 바르셀로나, 10월에는 프랑크푸르트 등 총 5개의 유럽 도시에 취항했다. 특히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평균 좌석 점유율이 85%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였으며 부다페스트, 프라하, 이스탄불 등 추가적인 유럽 직항 노선 개설을 검토 중이다.

LCC로써는 이례적으로 내년부터 차세대 엔진을 탑재한 에어버스 A330-900NEO 항공기 5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2027년 말까지 총 10대의 A330-900NEO를 운영하기 위한 추가 협상도 진행 중이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를 이관받아 순차적으로 취항했다. 에어프레미아는 향후 호놀룰루 등 인기 미국노선에 대한 정규편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외에 LCC들은 저마다 노선 증편으로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제주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 등은 인도네시아 바탐, 발리 취항을 앞두고 있는 등 노선 다각화에 나섰다.

EC의 조건 중 하나였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에어인천에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일본 7개 노선도 국내 LCC에 양도하기로 했다. 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 부산~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를 이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노선 양도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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