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앞둔 대한항공, 메가캐리어 청사진 밑그림에 펜 들었다
2024-04-11
대한항공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아시아나와의 인수합병 소식을 게재했다. 그동안 합병 진행 상황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다.
더불어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에 대한 소송 의사가 없다는 뜻도 직간접적으로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합병이 임박한 것'으로 내부에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공식 유튜브 채널 '칼톡'을 통해 '세계지도로 살펴보는 2024년 항공업계 이야기' 콘텐츠를 게시했다. 세계 항공사들의 인수합병 사례와 함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소식도 전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인수합병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직접적으로 아시아나 인수합병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던 만큼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합병과 관련한 내용을 다룬 시점에서 아시아나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고 있다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다음달 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로부터 기업결합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C가 요구한 조건부 승인 요건도 해결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7일 매각 거래대금 4700억원에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티웨이항공은 EC의 합병 승인 조건 이었던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대한항공에 넘겨받았다. 지난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모든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마지막 관문인 미국 법무부(DOJ)의 판단도 끝났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해 5월 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미주 노선 13개 중 5개 노선(뉴욕‧LA‧샌프란시스코‧시애틀‧하와이)에 대해 독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 심사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경쟁 제한 해소를 위해 올해 상반기 미국 경쟁당국에 추가 심사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펼쳤다. 또한 최근 알래스카항공의 하와이안항공 인수를 승인하는 등 분위기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다른 해외 경쟁당국과 달리 미국 법무부(DOJ)가 특별히 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EC의 최종 승인에 따라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다음달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메가 캐리어 탄생...연내 이뤄질 듯
승인 심사 과정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63.9%를 취득하고,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통합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국적기 양강 체제 대신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와 함께 메가 LCC(저비용항공사) 출범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을 통합하게 되면 제주항공을 뛰어넘는 메가 LCC가 탄생하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EC가 요구한 거래종결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이행 과정 중"이라며 "EC의 최종 승인에 따라 DOJ도 함께 마무리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된 바와 같이 12월 20일 이전까지 거래종결(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업결합승인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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