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앞둔 대한항공, 메가캐리어 청사진 밑그림에 펜 들었다

합병 대비한 노선 발굴 및 신규 기재 도입 한창…중단거리 노선 경쟁력도 키운다는 복안
합병 이후 내부적 통합 위해 새로운 CI와 유니폼 도입 검토중…편가르기 미연에 방지
박재훈 기자 2024-04-11 09:19:30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합병을 대비해 메가캐리어로서의 준비를 분주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새로운 기단 구축을 위해 기재 도입은 물론 노선 확보에도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합병이 성사될 경우 2년동안 자회사로 들어오게 될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위해 내부적인 융화를 위한 밑그림에도 펜을 들었다.

2월13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내로 마무리될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대비해 기단과 노선 재정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가장 큰 관문이었던 유럽연합(EU)경쟁당국에 조건부 승인(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시 완전 승인)을 받으면서 합병은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다. 

EU경쟁당국의 시정조치안에 따라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에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게 될 경우 합병에는 더욱 속도가 붙게 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화물사업부 매각을 오는 10월까지 마무리짓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주부터 인수의향서를 낸 LCC들은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중이다.

화물사업부 매각외에도 대한항공은 이후 몸집이 커질 항공사의 규모를 고려해 신규기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사의 중대형 항공기 A350 33대의 도입을 결정했다. 도입을 결정한 항공기의 세부모델과 대수는 ▲A350-1000 27대 ▲A350-900 6대등으로 투자금은 137억달러(한화 약 18조4700억원)다.

에어버스 A350-1000 기종.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기재 도입에 대해 "송출, 매각 등 중장기 기재 운영 계획에 따른 부족분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7대나 들여오는 A350-1000 기재는 A350 항공기 중 가장 큰 항공기일 뿐 아니라 현존하는 여객기 운항거리가 가장 긴 것이 특징이다. A350-1000은 1만6000㎞이상 운항이 가능해 인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JNB)까지 직항 운항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해당 기재 도입이 향후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시 늘어나게되는 노선에 대응하고 효율적인 운항스케쥴을 구성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달의 에어버스 항공기 33대를 포함해 ▲A321네오 50대 ▲보잉787-9 10대 ▲보잉787-10 20대 ▲보잉737-8 30대 등 총 143대 신형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기단 구축 이후 운용을 위한 노선 발굴에도 한창이다.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을 비롯해 중단거리 노선 취항에도 취항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5월부터 대만 타이중 노선에 전세기를 띄워 주 3회 운항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중국 본토 노선 운항 재개, 유럽 노선, 캐나다 노선 확대등 현재 운항하고 있는 노선보다 폭을 넓힐 예정이다.

중단거리 노선으로는 오는 25일부터 부산-방콕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해당 노선은 코로나19로 중단된 이후 약 4년만의 운항 재개로 LCC들이 수익성을 크게 가져가는 동남아 노선 공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인천-방콕 노선은 매일 3회에서 4회로, 인천-마닐라 노선은 매일 2회에서 3회로 증편할 계획이며 인천-발리 노선은 지난 1월부터 주 9회에서 11회로 확대 운행중이다. 

또한 24일부터는 주 4회 인천-정저우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4월 23일부터는 인천-장자제 노선을 주 3회 운항할 예정이다.

지난 2일부터는 주 3회 일정으로 인천-취리히 노선의 운항을 재개해 승객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하계 시즌 선호도가 높은 인기 목적지인 취리히에 운항을 재개하며 고객 요구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대한항공은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노선에도 운항 편수를 늘리고 있다. 구주노선의 경우 인천-부다페스트 노선을 주 3회에서 4회로 늘릴 예정이며 미주 노선의 경우 인천-댈러스 노선을 주 4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증편한다. 캐나다 토론토 노선은 주 6회에서 7회로 확대하고 벤쿠버 노선은 오는 5월 20일부터 주 7회에서 주9회로 증편한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한편,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에 새로운 유니폼과 기업 이미지(CI)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38년만에 안전 현장 유니폼을 교체한 대한항공은 새로운 항공사 이미지 구축과 아시아나항공과의 내부적 통합을 위해 유니폼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조원태 회장이 타운홀 미팅에서 "기업결합 이후 적용할 통합 기업 이미지(CI)와 유니폼 디자인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듯 통합 이후 새로운 유니폼으로 출신에 따른 편가르기를 방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조 회장은 대한항공 임원들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최대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역사가 길었던 두 항공사가 결합함에 있어 내부적으로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을 경영진 차원에서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현재 기업결합 심사에서 13개국의 승인을 받고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미국 법무부(DOJ)가 합병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나, DOJ가 합병에 제동을 걸지 않는 이상 심사가 종료돼 기업결합을 성사시킬 수 있게 된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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