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모회사 따라 합병 가속화 '통합LCC'

기재수 및 여객수에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추월할 가능성도
기존 LCC업계도 발빠르게 경쟁력 강화…경쟁 구도 치열해질 전망
박재훈 기자 2024-02-20 10:46:3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유럽의 문턱을 넘으면서 두 항공사의 자회사 LCC(저비용항공사)들이 합쳐진 통합 LCC 탄생에도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의 결합에 따라 통합 LCC가 탄생할 경우 LCC 시장의 1위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현재 LCC시장의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과 함께 3파전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진에어 B737-800 / 사진=진에어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두 항공사의 합병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아직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은 FSC(대형항공사)들의 합병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회사 LCC 세 곳이 합쳐진 '메가 LCC'도 항공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선제적으로 대응에 들어가 호황을 달리고 있는 LCC시장은 어느 때보다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항공사들은 신규노선 취항과 더불어 신규기재 도입 등 LCC로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와 같이 장거리노선에도 도전하는 항공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LCC시장은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합쳐진 '메가 LCC'기 출범하게 되면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하게 될 전망이다. 산술적으로 세 항공사가 합병하게 될 경우 메가 LCC가 보유하는 기재 수는 총 55대다. 이는 현재 LCC업계 1위와 2위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보다 많은 기재수다.

세 항공사가 합병하게 될 경우 기재수는 55대(▲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7대)로 LCC업계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기재수보다 월등히 많아지게된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기재수는 각각 42대, 30대다.

여객수에 있어서도 산술적으로 높은 숫자를 기록하게 된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의 지난해 기준으로 자회사 LCC 3곳의 여객수 합은 1019만3995명이다. 이는 현재 LCC 1위인 제주항공의 736만5835명을 상회하는 여객수일 뿐 아니라 FSC인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수 901만4981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물론 새롭게 출범하게 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의 조정이 있겠으나, 기재수와 여객수 규모면에서 LCC 중 가장 큰 규모의 항공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티웨이항공 A330. /사진=티웨이항공


기존 LCC업계도 메가 LCC가 출범하기 앞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경우 최근 정부가 인도네시아와의 항공 회담을 통해 국제선 운항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한 것에 따라 본격적인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합병에 따라 매각이 결정된 화물사업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된다.

티웨이항공은 LCC중 최초로 유럽노선에 취항하는 등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주요 유럽 노선 4곳(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의 운수권을 이관 받을 예정인 티웨이항공은 본격적으로 장거리 노선을 운용에 시동을 거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에어부산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다만, 메가 LCC탄생에는 진에어 다음으로 규모가 큰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여부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어부산은 산업은행과 부산지역에서 분리매각 여부에 대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메가 LCC탄생에 따라 진에어를 구심점으로 한 LCC시장 재편과 함께 가덕신공항 건설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을 골자로 한 갈등이다.

부산 지역사회에서는 2029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가덕신공항에서 중점 항공사로 부산에어를 점찍은 상황이다. 하지만 통합 LCC의 출범이 되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분리매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편,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은 지난 19일 에어부산 분리매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추진단은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을 위해서는 에어부산이라는 지역거점항공사의 분리독립이 절실하다"며 "에어부산이 아시아나의 자회사로 묶여 산업은행 체제하에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모회사 기업결합에 에어부산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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