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지놈,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신청…IPO 본격화
2024-12-02
◆ 상장 후 주가 폭락하는 공모주…증권사 책임론
지난달 1일 상장한 드론·로봇 기업 에이럭스의 공모가는 1만6000원이었지만 하루 만에 9880원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38.25%의 하락률이다. 이는 국내 IPO 역사상 가장 큰 하락폭이다. 상장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에이럭스가 상장하자마자 에이럭스 보유 지분 대량을 매도해 논란을 빚었다.
같은 달 7일 상장한 의료용 기기 제조기업 토모큐브도 공모가가 1만6000원이었지만 하루 만에 1만60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이외에도 웨이비스, 씨메스, 탑런토탈솔루션 등 기업의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에 비해 각각 27%, 23%, 23% 하락했다. 이 때문에 상장 주관사들은 공모 가격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아예 거래 정지를 당한 기업도 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사이버 보안 기업 시큐레터는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서 올해 4월 거래 정지됐다. 이 때문에 해당 상장 주관사 대신증권은 한국거래소에 의해 2026년 8월까지 성장성 추천 제도(상장 주선인이 직접 기업의 성장성을 추천해 상장하는 방식)를 이용한 상장 주관 자격을 제한 받았다.
공모가를 높여야 IPO로 인한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구조도 상장 주관사가 공모가를 높이 책정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상장을 시도하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공모금액에 일정 비율을 주관사에 수수료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 공모가격 높이는 공범, 수요예측 시스템
증권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에는 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 시스템의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수요예측의 목적은 적정 수준의 공모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행 수요예측 제도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가 밴드를 초과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2023년 IPO 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공모가의 비율은 48%로, 지난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수요예측에서 제시된 밴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모주 물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은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공모가가 급격히 오르기도 한다.
특히 ‘초일가점제도’는 공모가 과열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초일가점제도는 수요예측 첫날에 주문하면 가점을 부여해 공모에 유리하게 하는 제도다. 기관들이 서로 눈치를 보다가 수요예측 마지막 날에 주문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로 지난해 도입됐다.한 업계 관계자는 초일가점제도와 관련 "가점을 받기 위해 수요예측 첫날에 기관들이 무조건 높은 가격을 적어내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귀띔하며 "과도한 공모가 부풀리기 문제를 막기 위해선 관련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하 기자 guyblue@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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