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통합 마무리 어떻게?

대한항공 "올해 12월 안으로 거래종결 절차 매듭 계획"
김동하 기자 2024-11-29 10:57:58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2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으로 마무리되면서 양사의 완전한 통합까지 남은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후 2년간 독립 운영 기간을 두고 마일리지 통합 등의 결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에 있는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 LCC(저비용항공사)도 하나로 합쳐져 '메가 LCC'로 거듭나면서 업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심사 곧 마무리…다음달 20일 전 신주 인수

대한항공은 이번 EC의 최종 승인에 따라 지난 2021년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그간 EC의 심사 경과를 함께 살펴온 미국 법무부(DOJ)는 조만간 심사 절차를 최종적으로 종결하고 사실상의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다른 해외 경쟁당국과 달리 DOJ가 특별히 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는 구조다. 합병과 관련해 소송을 걸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EU 집행위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 따라 여객과 화물 부문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고 DOJ에 이번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이에 업계는 DOJ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이전까지 대한항공에 소송 등 특별한 이의제기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그간 DOJ의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해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등 5개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대체 항공사로 낙점한 에어프레미아의 운항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노선 진출에 필요한 항공기, 승무원 지원 등을 약속해 장거리 운항 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화물 사업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부문을 에어인천에 매각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각 경쟁당국의 심사 절차가 끝난 뒤 다음달 20일 이전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신주 인수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을 마칠 계획이다. 총 1조5000억원의 인수 대금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 8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거래를 종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88%를 갖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시된 바와 같이 12월 20일 이전까지 거래종결(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 절차를 매듭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2년간 대한항공 자회사로…마일리지·기업 문화 통일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2년간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위한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우선 마일리지 통합을 위한 절차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양사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제출하고 공정위의 승인을 얻어 시행해야 한다. 이때 마일리지 제도는 2019년말 기준보다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된다.

통합 마일리지 적용 시점은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완전히 흡수되는 2년 뒤부터다. 그 전에는 현재와 같이 양사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일리지 전환율에 대해서 시장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와 1대1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고객에게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조직문화 통합과 인력 교류 등에 역량을 집중해 합병이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이후 적용할 통합 기업 이미지(CI)와 기체·유니폼 디자인 등도 고안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자회사 통합해 '메가 LCC' 탄생…저비용 업계 1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라 진에어는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흡수해 '메가 LCC'로 몸집을 불리게 된다.

통합 진에어는 제주항공을 넘어 LCC 업계 1위에 등극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 항공사 노선이 겹치는 만큼 포트폴리오 재설계 과정에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통합 LCC 탄생을 통해 현재 LCC 경쟁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점이 업계의 중론이다.

통합 3사를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심사만큼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 국내 LCC 1위를 지켜온 제주항공의 아성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결합 직후 업계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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