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삼성전자, 위기극복 위해 이재용 책임경영 필요
2024-11-25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의 구형이 선고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메모리칩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엔비디아 납품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의 최종 승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고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훼손한 것은 우리 경제의 정의와 자본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적 가치”라며 “합병 당시 주주 반발로 합병 성사가 불투명해지자 합병 찬성이 곧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주주들을 기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검찰의 이같은 선고에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향후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 부진과 주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HBM 엔비디아 납품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쟁력 회복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또다시 불거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주춤하게 됐다.
이 회장은 전날 사건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지금 저희가 맞이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치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의 과감한 판단 및 투자가 사법 리스크에 늦어질 수 있다”며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사법 리스크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외 별개로 HBM3E 8단과 12단 모두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HBM 납품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내에 해당 제품의 양산화를 위해 고객사와 일정을 협의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으며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이 회장의 2심 결과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26일 오전 10시7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00원(0.86%) 오른 5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만8000원대를 회복한 건 지난 4일 이후 17거래일 만이다. 엔비디아에 메모리칩 공급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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